길섶에서
기다리는데 묘하게 씁쓸했다. 지금도 서울 황학동에는 코로나19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식당의 냄비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한 집이라도 타격을 피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같은 재난 다른 풍경’ 앞에 여러 마음이 교차한다. QR코드를 확인하느라 북적대는 눈앞의 맛집, 규모가 제법 크다. 인건비 등을 유지하려면 이 집 또한 ‘밤 9시 영업 제한’이 야속하리라.
코로나가 이제 그만 지나가든, 코로나와 그냥 함께 살아가든 맛집을 맛으로만 소비하는 시절이 다시 왔으면 싶다. 맛난 음식을 앞에 두고 자꾸 이런저런 상념이 꼬리를 무는 것, 영 별로다.
2022-01-18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