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협치/김균미 대기자

[길섶에서] 협치/김균미 대기자

김균미 기자
입력 2020-11-04 20:22
수정 2020-11-05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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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協治).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 시행하는 걸 본 기억이 거의 없다. 반대의 경우는 허다하게 목격한다.

언제부터인가 뉴질랜드에 대한 기사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3년 전 37살에 최연소 총리에 올라 현직에서 출산한 저신다 아던. 이때까지만 해도 화제성이 더 강했지만 이후 테러와 화산 폭발, 코로나19라는 대형 난제들을 특유의 리더십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좀더 심각하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소속 노동당이 49.1%의 지지를 얻어 전체 의석 120석 중 64석을 차지했다.

현재의 선거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노동당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할 기회를 잡았지만 아던 총리의 선택은 달랐다.

아던 총리는 10석을 차지한 녹색당에 손을 내밀었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2017년부터 연정 파트너였던 녹색당과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보기 좋게 뒤집고 협정을 맺었다. 환경과 복지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가정성폭력예방장관과 기후변화장관을 녹색당 공동대표에게 맡겼다. 독주할 수 있지만 협치를 선택한 아던의 지도력. 그래서 더 돋보인다.

2020-11-0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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