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동네 의원 다시 보기/김성곤 논설위원

[길섶에서] 동네 의원 다시 보기/김성곤 논설위원

김성곤 기자
입력 2018-01-26 23:04
수정 2018-01-27 01: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별일 없으세요? 어머니.” “응, 며칠 전 니 아버지가 감 따다가 대봉이 눈에 떨어져 응급실에 다녀왔는디 인자 눈도 조금씩 떠지고 나도 보인다니 괜찮은가 브다. 근디 감을 안 먹는다.”

처음엔 웃음이 나왔다.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말씀을 안 하시다가 상태가 나아지니 털어놓으시는구나’ 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지방의 사립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찍고, 그 병원 안과에서도 “이상 없다”고 했다는데 한 달이 넘었는데 어지럽고 잘 안 보이신단다. 서울의 종합병원에 예약하고, 안 오신다는 아버지를 모셔 왔다. 그리고 진료 의뢰서를 떼러 동네 안과에 갔다. “혹시 백내장 수술 받으신 적 있어요? 그때 넣은 인공 수정체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이해가 됐다. 서울의 큰 병원에서도 검사를 하더니 감에 맞아 인공 수정체가 손상됐고, 이게 뒤로 돌아가면 눈이 안 보일 수도 있으니 당장 수술을 하란다. 일순 지방의 그 병원에 분노가 일었다. ‘첨단 장비로 온갖 검사는 다 해 놓고, 동네 의원만도 못하다니….’ 아프면 2, 3차 진료기관만 찾았던 나다. 이번에 나도 동네 의원에 눈을 떴다.

sunggone@seoul.co.kr
2018-01-27 23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