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 카톡 연하 인사를 하다 놀란 사실 하나. 대화방에 1년 전 지인들과 주고받았던 연하 인사만 달랑 걸려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인맥 관계의 부끄러운 일단을 들켜 버린 것 같아 뜨끔하다. 마치 못 볼 것을 본 듯 당혹, 민망 그 자체다. 1년 전의 연하 인사라? 최소한 그 뒤 서로 카톡 연락 한번 하지 않고 지냈다는 소리 아니겠는가. 자주 연락 드리겠다는 말이 낯없을 따름이다. 여러 사람에게 같은 인사말을 동시에 전송하는 일이 왠지 예의가 아닌 듯해서 가급적 맞춤형으로 보냈지만 말미에는 대부분 ‘자주 연락 드리겠다~’는 말을 붙였다. 한 해 전의 연하 인사에 포개어 새 인사를 보내야 하는 이 난감함이란?
내년부터는 손으로 꼭꼭 이름을 눌러쓴 아날로그 연하장을 보내 볼까 하는 궁리도 잠시 해 본다. ‘흔적’ 남기는 카톡을 괜스레 핑계 삼으려는 심산에서다. 그렇지만 카톡은 아무런 잘못이나 죄가 없다. 지인들의 주소를 일일이 알 길 없으니 아날로그 연하장을 보내는 것도 난망한 일이다. 정초에 얻은 깨달음 하나. 올해부턴 카톡 ‘연하 인사장’만이 아닌 ‘연중 인사장’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무시로 보내야겠다는 것.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내년부터는 손으로 꼭꼭 이름을 눌러쓴 아날로그 연하장을 보내 볼까 하는 궁리도 잠시 해 본다. ‘흔적’ 남기는 카톡을 괜스레 핑계 삼으려는 심산에서다. 그렇지만 카톡은 아무런 잘못이나 죄가 없다. 지인들의 주소를 일일이 알 길 없으니 아날로그 연하장을 보내는 것도 난망한 일이다. 정초에 얻은 깨달음 하나. 올해부턴 카톡 ‘연하 인사장’만이 아닌 ‘연중 인사장’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무시로 보내야겠다는 것.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2017-01-04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