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을 딛자 “도”, 다시 밟자 “레”, 멈칫한다. 그러더니 다시 오른다. “미, 파, 솔.” 그제야 알았다는 듯 몇 칸을 내려오는 듯싶더니 재빨리 올라간다. 리듬을 탄다. 밟을 때마다 건반이 그려진 계단엔 불이 켜진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보도에 있는 피아노 계단의 풍경이다. 엄마·아빠와 나들이 나온 꼬맹이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신기해한다. ‘떴다 떴다 비행기’ 정도의 간단한 연주도 가능하다.
간혹 무심코 계단을 오르다 음계 소리에 깜짝 놀라는 이들도 있다. 평소 계단 오르기를 내켜 하지 않는 어르신들의 표정도 밝다. 피아노 건반을 치고 올라온 것 같단다. 계단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단순한 계단의 변신 효과다. 작은 변화로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게 제대로 된 ‘서비스 행정’이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준 선물이다.
피아노 계단을 올라가면 액자에서 당장이라도 튀어 나올 듯한 이순신 장군의 입체 그림이 있다. 트릭아트다. 장군의 팔에 매달릴 수도, 칼을 잡을 수도 있다. 퇴근길에 트릭 아트에서 포즈를 취해 보는 젊은 연인들을 지나쳐 피아노 계단을 내려간다. 경쾌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간혹 무심코 계단을 오르다 음계 소리에 깜짝 놀라는 이들도 있다. 평소 계단 오르기를 내켜 하지 않는 어르신들의 표정도 밝다. 피아노 건반을 치고 올라온 것 같단다. 계단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단순한 계단의 변신 효과다. 작은 변화로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게 제대로 된 ‘서비스 행정’이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준 선물이다.
피아노 계단을 올라가면 액자에서 당장이라도 튀어 나올 듯한 이순신 장군의 입체 그림이 있다. 트릭아트다. 장군의 팔에 매달릴 수도, 칼을 잡을 수도 있다. 퇴근길에 트릭 아트에서 포즈를 취해 보는 젊은 연인들을 지나쳐 피아노 계단을 내려간다. 경쾌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6-11-25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