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부터 출근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당겼다. 시작은 딸 때문이었다. 대학 졸업 후 올해 처음으로 잡은 직장에 데려다주기 위해서다. 성남의 집에서 여섯 시 반쯤 출발해 딸을 중간에 내려 주고 회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일곱 시 반이다. 그때부터 한시간 정도 회사 옆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한다. 예전에도 회원 등록은 해 놓았지만 시간 내기가 어려워 돈만 낭비했었다. 그러나 아침부터 약속이 있을 리 없으니 웬만해선 운동을 빼먹지 않는다.
출근은 업무 시간에 맞춰서 해야 하는 걸로 생각했다. 일찍 나오면 왠지 손해 볼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한데 막상 해 보니 이점이 적지 않다. 우선 시간 이득. 길이 시원하게 뚫리니 집에서 한시간 뒤에 나오는 것보다 20분 정도 덜 걸린다. 건강도 좋아졌다. 운동을 거르지 않으니 당연한 귀결이다. 가장 큰 이득은 딸과 오붓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30분씩이나. 딸이 말수가 많지 않아선지 출근길의 몇 마디 대화가 참 귀하다. 예전엔 새벽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동정하곤 했다. ‘고되게 산다’면서 말이다. 직접 동참하고 보니 자발적 ‘얼리버드’가 제법 많다. 섣부른 예단의 어리석음을 새삼 깨닫는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출근은 업무 시간에 맞춰서 해야 하는 걸로 생각했다. 일찍 나오면 왠지 손해 볼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한데 막상 해 보니 이점이 적지 않다. 우선 시간 이득. 길이 시원하게 뚫리니 집에서 한시간 뒤에 나오는 것보다 20분 정도 덜 걸린다. 건강도 좋아졌다. 운동을 거르지 않으니 당연한 귀결이다. 가장 큰 이득은 딸과 오붓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30분씩이나. 딸이 말수가 많지 않아선지 출근길의 몇 마디 대화가 참 귀하다. 예전엔 새벽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동정하곤 했다. ‘고되게 산다’면서 말이다. 직접 동참하고 보니 자발적 ‘얼리버드’가 제법 많다. 섣부른 예단의 어리석음을 새삼 깨닫는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08-03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