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北이탈주민 3만명 시대 맞은 우리의 인식/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In&Out] 北이탈주민 3만명 시대 맞은 우리의 인식/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입력 2016-12-06 23:10
수정 2016-12-0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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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달 27일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을 ‘사회통합형’으로 개선하겠다며 7개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북한이탈주민 3만명 시대를 맞아 기존 남한 사회 정착과 지원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관련 정책을 진정한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취지다.

초기 정착지원이 정착금, 임대보증금 지원 등 보상 위주로 이뤄졌다면, 2000년대 초반 이후에는 현금지원 대신 취업교육을 강화하고 자립자활에 목표를 뒀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그들은 탈북자라는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의 질이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통일부는 이에 따라 ▲비전 설계 지원 ▲북한이탈주민 멘토링 시스템 구축 ▲생활안정과 자립을 위한 역량 강화 ▲사회진출기회 확대 ▲탈북청소년 인재 육성 ▲지역사회 통합 ▲북한이탈주민정책 협업체계 정비 등 7가지 정책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초기정착을 위해 ‘생애설계과정 운영’과 ‘정착금 및 주거지원금 증액’을 추진하며, 취업강화 차원에서 ‘공공부문 채용 확대’와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 ‘자산형성제도 개선’, ‘직장·주거 연계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탈북 청소년과 관련한 정책 역시 사회통합형에 맞춰 개선된다. 통일부는 ‘통일 리더’ 배출을 위해 탈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그동안 소극적 지원에 머물렀던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에 대한 지원방안도 담고 있다. 이 같은 정책방향은 기존의 생계형 탈북에서 삶의 질을 위한 이주형 탈북이 증가하고 있는 현 추세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은 향후 통일시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된다. 북한이탈주민의 남한 생활 중 가장 힘들어하는 요인 중 하나는 그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차별적 시선이다. 북한이탈주민, 새터민, 자유민 등 남한으로 이주해 온 그들을 부르는 용어는 너무나 다양하다. 특정사람을 구별 짓는 이러한 용어야말로 어쩌면 그들의 정체성 혼란과 정착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남한에 입국해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호칭에 의해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로 구별되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우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때다. 통일은 거대 담론이 아니라 우리 곁에 와 있는 북한 출신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한다.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겨워하지만 정작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은 미약하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지원은 제도가 아닌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한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 놓아 부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왜 통일해야 하는지, 통일이 되면 무엇이 좋은지에 대한 논리를 찾는다. 우리에게 통일은 선택의 대상이지만 북한이탈주민에게 통일은 고향에 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먼저 온 미래’, ‘통일의 마중물’이라고 불리는 북한이탈주민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통일의 비전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시선을 바꿀 필요가 있다. 통일은 혼자 가는 길이 아닌 여럿이 함께 만들어 가는 현재진행형이다.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은 교육과 취업, 건강, 법률 등 다양한 서비스가 어우러져 원스톱 지원체계가 이뤄질 때 더욱 효과적이다.

우리 곁에 온 북한이탈주민과의 아름다운 동행이 바로 통일의 시작이다. 먼 훗날 언젠가 다가올 기다리는 통일이 아니라, 지금 나로부터 시작하는 통일이 필요하다. 사회통합형 정책의 실질적 효과는 바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식변화에서부터 비롯될 것이다. 당신이 통일이다.
2016-12-0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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