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택시 차령제도” 합리적으로 개선돼야/김종원 전라남도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In&Out] “택시 차령제도” 합리적으로 개선돼야/김종원 전라남도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입력 2016-03-03 18:08
수정 2016-03-0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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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전라남도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김종원 전라남도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최근 들어 정부는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인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서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규제의 개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택시산업의 대표적인 불합리한 규제 중에 ‘차령규제’가 있다. 차령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한 1973년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자동차의 성능이나 내구성에 큰 발전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택시에 대한 차령제도를 살펴보면, 회사택시의 사용 연한이 4년으로 제한되어 있고,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2년을 연장해 최고 6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개인택시는 7년 사용 후 2년을 연장해 9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차령제도는 시민의 안전과 양질의 택시서비스 제공을 위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운행거리 등 운행 조건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용연한만을 기준으로 전국의 모든 택시에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데 있다.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은 배회영업이 주를 이루고 심야시간 유동인구가 많아 하루 24시간 교대영업으로 인해 주행거리가 길다. 반면, 대부분의 지방 소도시와 군 지역은 일정한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콜이 있을 경우 운행하는 경우가 많고, 심야시간 유동인구가 극히 적어 그 시간대 운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에 주행거리가 대도시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렇게 운행거리가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사용연한만을 기준으로 한 차령제도로 인해 지방에서는 충분히 운행이 가능한 차량을 강제로 폐차하고 신규 차량을 도입하는 데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최근 택시 승객의 감소로 수입금이 크게 줄고 있는 지방의 택시업체에는 심각한 경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현행 택시의 차령제도는 택시업계의 경영난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 차령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수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택시 차량의 사용연한을 지역 실정에 맞게 차등화하자는 것이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운전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운전기사의 취업 유도와 승객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4년 이내에 대부분의 차량을 폐차하고 신규 차량을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과 대도시를 구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실정에 맞는 기준에 따라 택시차령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택시의 차령을 현재보다 연장할 경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내구성과 성능이 과거에 비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 및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고양되어 택시 차량에 대한 정비·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법률에 따라 사업용 자동차는 1년마다 정기검사를 받고 있으며, 관할관청과 해당 지역 사업조합이 공동으로 연 2회 점검을 통해 차량의 상태를 확인토록 하고 있어 차량 문제로 인한 사고위험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과속·신호위반 등 운전자의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차량 결함에 의한 교통사고가 전무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러한 택시 차령 합리화 방안은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택시업계를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이다. 정부는 2013년 11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택시 차령제도 합리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으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비합리적인 택시 차령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조속히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2016-03-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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