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장이 몰고 올 22대 국회 혼란 벌써 걱정이다

[사설] 의장이 몰고 올 22대 국회 혼란 벌써 걱정이다

입력 2024-05-14 04:02
수정 2024-05-14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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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6선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선인과 조정식 의원이 추 당선인으로 단일화했다. 또 다른 후보인 5선의 정성호 의원은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로써 오는 16일 있을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은 추 당선인과 5선 우원식 의원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중이 추 당선인에게로 향해 있다는 점에서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가 당 안팎의 지배적 전망이지만 선거 결과야 물론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일이다. 다만 추 당선인이든 우 의원이든 노골적으로 탈(脫)중립과 친명의 적자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은 여간 우려스러운 대목이 아니다. 여야의 협의를 근간으로 운영돼야 할 국회가 ‘민주당 출장소’, ‘이재명 직할부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추 당선인은 그동안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며 선명성을 강조해 왔다. 우 의원 역시 자신이 ‘찐명’(진짜 친명)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있는 판이다. 누가 의장이 되더라도 22대 국회의 균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입법 폭주의 활극만 펼쳐질 공산이 크다. 특검법을 비롯한 각종 쟁점 법안과 탄핵안, 개헌 문제 등 첨예한 여야 갈등이 예고된 상황에서 당파적 국회의장은 여야 간 극한 정쟁과 의회민주주의의 위기로 심각한 국민 분열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국회의장은 국회법상 당적 이탈이 제도화돼 있는 만큼 중립적인 운영으로 의회주의 이상 실현을 추구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거대 야당 대표가 점지한 인사가 국회의장이 되고, 그 의장이 야당 대표의 의중에 맞춰 국회를 끌고 간다면 22대 국회가 어디로 가겠는가. 그런 국회 어디에 민생이 있고, 민주주의와 정치가 있겠는가.
2024-05-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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