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판 누더기 만든 피의자 정치인들, 이게 농단

[사설] 재판 누더기 만든 피의자 정치인들, 이게 농단

입력 2024-04-05 03:49
수정 2024-04-0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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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재판을 받고 있는 정치인들의 법치 농락이 해도 너무 하는 지경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으며 옥중 창당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지난 1일에 이어 그제 또 공판에 불출석했다. 그제 재판에는 변호인조차 나오지 않았다.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상상도 하지 못할 재판 무시, 사법권 농락이 아닐 수 없다.

송 대표는 지난 재판에는 재판부가 보석 신청을 기각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면서 불출석했다. 그다음 날에는 참정권을 침해당했으니 저항권을 행사하겠다면서 단식 투쟁을 선언했다. 보석 신청 기각의 충격으로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형사재판을 받는 장본인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생떼를 쓰고 있다. 심리치료를 재판 불출석 사유로 댔으면서도 재판부가 요구한 진단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오죽했으면 판사가 이런 재판은 “상상을 안 해 봤다”고 허탈해했을 정도다. 다음 재판에도 안 나오면 강제 구인영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쯤 되면 재판이라고 할 수가 없는 지경이다. 재판을 받으면서 옥중 출마한 것이 무슨 대단한 특권이라도 되는 줄 안다.

이런 재판 농락은 지금 한둘이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총선 일정을 이유로 지난달 12일엔 재판에 지각했고, 19일엔 재판부 허가도 없이 불출석했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재판도 정상의 범주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툭하면 변호인 교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더니 이제는 눈앞에 움직일 수 없는 증거물이 제시돼도 농담하듯 발뺌한다. 이런 상황을 방치한다면 재판을 우습게 보는 행태는 앞으로 더 심해진다. 피의자 정치인들의 비뚤어진 특권의식과 사법 무시 행태를 법원이 바로잡아야 한다.
2024-04-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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