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식 대신 부체식 공법 유력 검토
엑스포 활용 좋지만 ‘안전 실험’ 안 돼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완공을 위한 공법 변경이 추진되는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이 17일 마틴 드보르작 체코 외무부 차관을 만나 부산의 엑스포 유치 노력에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공항 건설에 부체식 공법을 도입하면 매립식보다 7년이나 빠른 2028년 완공도 가능하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의 주장이다. 가덕도에 새로운 국제공항을 조기에 완공하는 계획을 확정하는 것 자체로 부산엑스포 유치에서부터 힘을 받을 것이라는 지역사회의 바람을 모르지 않는다. 그럴수록 새로운 공항을 주로 이용할 지역민을 위해서도, 엑스포에 참가할 세계인을 위해서도 안전에 대한 우려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는다.
부체식은 현수교처럼 초강력 철사를 꼰 강선으로 해양 구조물을 지지하는 공법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등은 이런 공법을 쓰기도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하중을 감당해야 하는 활주로에 적용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아직 없다고 한다. 기술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에 없던 공법이라고 무조건 배척할 이유는 없다. 부체식 활주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면 수출길도 열린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고 수많은 이용객과 종사자의 안전이 보장돼야 하는 국제공항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에는 찬성하기 어렵다.
가덕도 신공항은 매립식 공법이든, 부체식 공법이든 완벽한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공법의 도입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부체식 활주로는 매립식보다 유지보수 비용도 더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 역시 간과하면 안 된다.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엑스포 기간에만 잠깐 쓰고 버릴 시설이 아니다. 부산엑스포 유치와 성공적 개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부와 여당, 부산시의 의지에는 박수를 보낸다. 그럴수록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엑스포를 위한 상징물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리하며 효율적인 대한민국 대표 공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기 바란다.
2022-10-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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