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 나라 주말을 ‘먹통’ 만든 카카오 서버 화재

[사설] 온 나라 주말을 ‘먹통’ 만든 카카오 서버 화재

입력 2022-10-16 20:04
수정 2022-10-17 00: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메신저, 택시, 금융, 쇼핑 등 ‘마비’
통신 플랫폼, 재난관리 대상 포함해야

이미지 확대
지난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판교 캠퍼스 A동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 데이터 서버가 있는 곳이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판교 캠퍼스 A동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 데이터 서버가 있는 곳이다.
연합뉴스
그제 오후부터 어제 새벽까지 10시간에 걸쳐 카카오 서비스가 끊겼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을 비롯해 인터넷 검색, 택시, 금융, 쇼핑, 내비게이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이뤄지는 서비스가 모두 불통됐다. ‘국민 메신저’ 기능을 하는 카카오톡의 불통만으로도 전국적으로 커다란 불편과 혼란을 초래했다. 택시기사, 자영업자 등에게는 크고 작은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단 카카오의 안일한 재난 대응 체계와 사고 이후 대응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데이터 서버를 단선적으로 관리한 문제는 심각하다. 더딘 복구 상황을 보면 카카오의 재난 대응 매뉴얼 또한 적절히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우려된다. 더불어 피해 사례를 꼼꼼히 조사해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는 등 사후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카카오톡 등 대부분 서비스가 직접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및 이용 데이터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카카오 입장에서 보상·배상의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무엇보다 사고 및 복구 과정에서 계정 노출 등 개인정보 및 데이터 유출은 없는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는 통신망 산업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보기술(IT) 부가서비스 또한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간산업에 가깝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했다. 특정 민간 플랫폼 업체의 시장 독과점으로 이용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자칫 작은 사고로도 큰 피해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약속처럼 부가통신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 보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카카오, 네이버 등 역시 통신 기능을 가진 만큼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 대상에 포함시키는 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작은 화재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근간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확인한 이상 관련 법령과 제도 정비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 플랫폼 업계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댈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정부가 카카오에 의존해 교통범칙금, 재난지원금, 운전면허 갱신 등 개인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서버의 이원화 시스템 등 공공적 안전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재난 상황에 대비한 대안 시스템 구축이 없다면 IT를 통해 이뤄 낸 세상의 많은 진보는 한순간 모래성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22-10-17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