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 ‘인플레법’ 반면교사 삼길

[사설] 美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 ‘인플레법’ 반면교사 삼길

입력 2022-10-05 20:12
수정 2022-10-0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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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자국 기술이나 장비가 들어간 반도체에 대해 중국 수출을 강력히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중국 수출 비중은 40%가 넘어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4회 반도체대전. 뉴스1
미국이 자국 기술이나 장비가 들어간 반도체에 대해 중국 수출을 강력히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중국 수출 비중은 40%가 넘어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4회 반도체대전.
뉴스1
미국 상무부가 자국 기업이 생산한 반도체뿐만 아니라 미국 기술과 장비가 들어간 반도체도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술과 장비를 활용하지 않고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재 범위에 따라 파장이 매우 커질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AI)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 등을 중국·러시아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여기서 더 나가 해외 기업에도 같은 제재를 적용하려 하는 것이다. 2년 전 중국 기업 화웨이 제재 때처럼 이번에도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동원할 태세다. FDPR은 외국산 제품이더라도 미국이 수출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다. 아직은 제재 대상과 범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슈퍼컴퓨터나 AI에 국한되면 우리 기업의 이 분야 비중이 낮은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등도 포함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성능 서버는 메모리반도체가 필수이고 이는 삼성전자 등의 주력 품목이다.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인터넷기업 등이 타격을 입게 되면 여기에 납품하는 다른 국내 기업들도 연쇄 타격을 입게 된다.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국내 업계는 초비상이다. 현대차의 3분기 미국 전기차 매출은 전기 대비 33%나 급감했다. 정부와 기업 모두 깜깜이 상태에서 무방비로 당한 IRA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민관이 모든 정보망을 가동해 규제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은 미리 막는 게 최선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수출통제 면제 조치 등 방어수단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절실하다.

2022-10-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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