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벼락치기 경찰국 출범, 민주적 통제 빈틈없어야

[사설] 벼락치기 경찰국 출범, 민주적 통제 빈틈없어야

입력 2022-08-02 20:26
수정 2022-08-03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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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출범한 경찰국을 방문, 직원들을 격려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출범한 경찰국을 방문, 직원들을 격려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의 독립성 논란을 빚던 경찰국이 어제 출범했다. 행정안전부 안에 경찰 업무 조직이 생긴 것은 1991년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한 이후 31년 만이다. 이상민 장관 직속인 경찰국은 3개과 16명으로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임용제청 권한 등 장관의 책임과 권한 수행을 지원한다.

정부는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국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관철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총경)회의가 열리고 행안부 장관은 이를 ‘쿠데타’라고 지칭하며 일촉즉발의 마찰을 빚었다. 다행히 전체 경찰회의가 철회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살아 있다.

경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주장은 경찰 내부에 여전히 존재한다. 국가경찰위원회도 어제 경찰국 발족에 유감을 표명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지금껏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지휘를 받으며 정권 편에만 섰던 경찰이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이후 정치 중립이 훼손된다며 정부 조직의 통제를 받지 않겠다고 강변하고 나선 건 어불성설이다. 거대해진 경찰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한 건 너무나 당연하다.

다만 지난달 15일 경찰국 신설안이 발표된 뒤 입법예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9일 만에 벼락치기로 경찰국이 출범했다. 이렇게 서둘면서 놓친 점은 없는지 행안부와 경찰청은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경찰국과 국가경찰위의 관계 설정, 경찰 주요 안건의 장관 보고 범위, 인사 제청권에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행안부 장관과 일개 조직인 경찰국으로 경찰에 대한 민주적 경찰 통제가 가능한지를 한 번 더 되짚어 보기를 바란다.

2022-08-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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