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인 2014년 신설된 자리다. 검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독립적 감찰기구로 두게 됐다.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이다. 대통령에 소속되지만 독립적 지위를 갖는다. 좋은 취지로 도입했으나 박근혜 정부 때는 ‘왕수석’이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막혀 특별감찰관 기능이 유명무실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있다며 아예 감찰관을 두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근절하기 위해 민정수석실을 없애는 건 이해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특별감찰관제 폐지는 다른 문제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주변의 비리 감찰은 민정수석실 폐지와 관계없이 필요한 게 아닌가.
특별감찰은 직무상 독립성 보장이 전제될 때 가능하다. 국회가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추천하고 인사청문회까지 하는 것은 그만큼 직무상 독립성이 중요해서다.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없애겠다는 정부라면 자기 감시 기능은 더 강화할 일이다. 대통령 친인척 감시를 수족 같은 검경에 맡겨선 안 될 일이라는 것을 되새겼으면 한다.
2022-05-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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