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용으로 읽히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 옳지 않다

[사설] 선거용으로 읽히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 옳지 않다

입력 2021-11-03 20:30
수정 2021-11-0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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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유예하려고 한다. 주식 등 다른 금융자산 과세 적용 시기인 2023년으로 늦추자는 주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그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올해 안에 법을 만들고 내년에 준비해서 2023년부터 과세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이를 당론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지난 5월 이재명 대선 후보도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하기 시작하는 2023년과 시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과세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과세 유예에 반대한다.

가상자산은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전자적으로 거래하거나 이전할 수 있는 전자적 증표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이른바 가상화폐나 암호화폐가 이에 해당한다. 가상화폐 투자로 수백배 수익을 보거나 손해 보는 사례가 쏟아지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리 필요성에 여야 모두 공감했다. 국회는 이를 토대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2020년 12월 통과시켰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서 생기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250만원까지는 비과세하고 그 이상부터는 소득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당시 시행시기를 1년 유예한 것은 투자자 보호나 거래소시스템 정비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여당이 고민할 것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아니라 투자자에 대한 보호 방안을 찾는 일이다. 시행도 하기 전에 유예하자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정책의 신뢰성을 해치는 일이다.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이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 주장이 투자자 보호보다는 젊은층 표심만을 의식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말 필요하다면 국회가 상임위에 계류 중인 유예 방안을 논의하면 될 일이다.

2021-11-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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