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당, ‘GSGG’ 김승원 의원 사과로 어물쩍 넘길 생각말라

[사설]여당, ‘GSGG’ 김승원 의원 사과로 어물쩍 넘길 생각말라

입력 2021-09-04 05:00
수정 2021-09-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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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본회의 상정이 무산되자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GSGG’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와 비난이 빗발치고 있지만 민주당은 유야무야 넘길 심산인 것 같다. 누가 봐도 우리 말로 ‘개××’라는 욕설을 연상시키는 해당 표현에 대해 김 의원 조차 “(법안을) 서두르다가 어리석음에 빠졌다. 따끔한 질책을 깊이 새기겠다”며 공개사과했지만 민주당 일부 의원은 이마저도 무시한채 민심과 동떨어져 김 의원을 비호하기까지 했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어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의원을 “점잖고 바른 정치인”이라고 옹호하면서 “미국에서도 공동선, 제너럴 굿(general good)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약자를 썼을 경우 오해와 오인의 여지가 있다. 김 의원은 정치인이 일반의지, 공공선에 봉사할 의무가 있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않았던 김 의원의 1차 해명을 재탕하며 비호한 것이다. 박 의원은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제기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과 관련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말해 당시 큰 비난을 자초한 바 있는데 이렇게 사안을 호도하는 게 그의 특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몰각(沒覺) 또한 문제다. 징계 여부 논의는 고사하고 “당사자가 사과했으니 다 끝난 것 아니냐”며 헤프닝 정도로 끝낼 태세다. 논란이 큰 언론중재법 처리에 앞장서던 과정에서 나온 ‘실언’을 당 차원에서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면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용인할 수 있다는 위험한 발상과 다름없다. 자칫 김 의원 징계를 논의할 경우, 강성 지지층을 또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대선 국면에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유야무야 ‘없던 일’로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적지 않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입법부 수장을 욕설을 동원해 비난한 것을 그대로 묵과하는 것을 국민은 용납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당시 ‘가카세끼 짬뽕’이라며 대통령을 비난한 판사는 결국 징계를 받고 법복을 벗었다. 국회의원의 막말이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징계나 심판이 따르지 않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어물쩍 넘긴다면 의사당은 언제고 또다시 막말로 더럽혀질 것이다. 여당은 즉각 야당과 김 의원 징계 논의를 시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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