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욱, 국방장관 아닌 ‘사과장관’ 호칭 부끄럽지 않나

[사설] 서욱, 국방장관 아닌 ‘사과장관’ 호칭 부끄럽지 않나

입력 2021-08-15 20:28
수정 2021-08-16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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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 경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여성·청소년단체들은 공군 성추행 부사관 사망 사건에 이어 해군 성추행 사망 사건까지 발생하자 군 최고 지휘 책임자인 서 장관의 경질을 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서 장관 책임론이 거센 상황이다. 도무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군내 성기강 문란 행태를 감안하면 리더십 부재로 영(令)이 서지 않는 서 장관의 거취는 이미 정해졌다고 본다.

서 장관은 지난 13일 해군 여군 중사가 성추행 피해 신고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과거 유사 성추행 피해 사례, 생전 피해자의 추가적인 피해 호소 여부와 조치 사항, 2차 가해 및 은폐·축소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석 달 전인 5월 말 공군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 때에도 서 장관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철저한 수사 및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공군 사건 수사가 채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유사 사건이 재발했다. 군대가 장관의 명령과 지휘도 무시한 채 성범죄를 무시로 자행하고 서로 감싸 주는 집단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

서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이번까지 무려 일곱 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경계 실패, 장병 부실 급식, 청해부대 집단감염, 그리고 빈발한 성추행 사건까지 사유도 다양하다. 게다가 하나하나가 책임을 지고 옷을 벗어도 이상하지 않은 대형 사건들이다. 오죽하면 국방장관이라는 호칭보다 ‘사과장관’이 더 어울린다는 비아냥까지 군 안팎에서 나오겠는가.

군의 기강은 안보의 핵심이다. 기강이 풀어질 대로 풀어진 군대가 어떻게 나라를 지킬 수 있겠는가. 기강 해이로 사고가 빈발하는 군대를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임명권자이자 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보다 앞서 서 장관이 진정 책임 있는 4성 장군 출신 장관이라면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 수 있게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맞다.

2021-08-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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