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무단진입, 강력 항의한다

[사설]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무단진입, 강력 항의한다

입력 2019-10-23 22:42
수정 2019-10-24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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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러시아 군 당국이 어제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 공군 간 직통전화(핫라인) 개설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합동군사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가졌다. 오늘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러시아 군용기 6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전역에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열린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A50 조기경보관제기 1대, SU27 전투기 3대, TU95 장거리 폭격기 2대 등 러시아 군용기 6대가 KADIZ를 6시간 동안 휘젓고 다닌 사태는 한러 합동군사위원회를 하루 앞둔 그제 러시아 국방부 대표단이 방한한 시점에 발생해 더욱 충격적이다. 어제 열린 한러 합동군사위에서 남완수 합참 작전3처장 등 우리 측 대표단은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KADIZ 무단 진입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영공을 침범하지 않고 국제 규범을 준수한 가운데 정례 비행을 했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방공식별구역은 미식별 항적을 조기 식별해 영공 침범을 방지하고자 국가별로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 러시아는 KADIZ를 비롯한 각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KADIZ 침범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지난 7월 23일과 8월 8일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와 초계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우리의 영공수호 태세를 떠보고, 대응 능력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노림수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가 한미 동맹 약화, 한미일 삼각 공조 파괴 틈새를 파고들며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고의로 침범했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의 한국 영공과 KADIZ 침범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양국의 합동군사위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영공은 물론 방공식별구역을 서로 존중해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한 러시아와의 대화도 병행해야 한다.

2019-10-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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