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규모 영세농서 돼지열병 발병, 구멍 숭숭 난 방역

[사설] 소규모 영세농서 돼지열병 발병, 구멍 숭숭 난 방역

입력 2019-10-03 17:38
수정 2019-10-04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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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첫 발생 지역인 파주와 김포 등 경기 북부 지역에서 다시 확산하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달 27일 인천 강화군을 마지막으로 소강상태였던 돼지열병은 지난 2일 파주에서 3건, 3일 김포에서 1건이 추가 확진돼 총 13건으로 늘었다. 국내 최대 양돈 지역인 충남 홍성의 의심 사례가 음성 판정을 받아 한숨 돌리는가 했는데, 최초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돼지열병이 재확산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추가 확진된 4건 중 2건은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와 같은 지역인 파주시 적성면과 김포시 통진읍에서 발생했다. 특히 파주시 적성면 농가는 행정당국이 돼지 사육 여부조차 몰랐던 소규모 미등록 농가였다. 환경부 예찰 과정에서 발견돼 채혈 검사를 거쳐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임진강 인근 산속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돼지 18마리를 키운 이 농가는 방역 기본 시설인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았고, 돼지열병 바이러스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는 잔반을 먹이로 줬다.

현행법상 축산농가 의무 등록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방역의 사각지대가 노출됐다니 충격적이고 허탈하다. 즉시 소규모 무허가 농가 실태를 전수조사해 방역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지자체 등 부처별 방역 대책을 따로 운영하고 집행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돼지열병 확산을 막으려면 한시바삐 발생 원인을 파악해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어제 경기 연천군 내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북한에서 넘어온 멧돼지에 의해 돼지열병이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소농의 잔반 돼지와의 관련성도 추적해야 한다. DMZ 내 방역 활동과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에도 재차 방역 협조를 촉구해야 한다.

2019-10-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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