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답방 둘러싼 도 넘은 ‘남남갈등’ 우려한다

[사설] 김정은 답방 둘러싼 도 넘은 ‘남남갈등’ 우려한다

입력 2018-12-09 22:26
수정 2018-12-0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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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요 며칠 새 구체적인 날짜까지 지목한 언론 보도가 경쟁적으로 나오면서 실제 답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어제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하겠지만,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못박고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중대한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해를 넘겨도 그 의미가 반감되는 건 아니니 담담하게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면 될 일이다.

김 위원장 답방과 관련해 과도하게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도 우려스럽다. 지난 6일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환영은 61.3%, 반대는 31.3%였다. 찬성이 반대보다 두 배가량 많으나 찬성의 이유가 다 같진 않을 것이다. ‘답방’ 반대 세력 중 김 위원장 사진을 불태우는 극렬 ‘태극기부대’가 있듯이 찬성 세력 가운데 김 위원장을 위인으로 칭송하는 ‘위인맞이환영단’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다양한 의견이 공론장에 존재하고 인정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성숙한 모습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KBS 시사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 쏟아지는 보수 야당과 일부 언론의 ‘김정은 찬양 방송’ 비판은 지나친 여론몰이가 아닌가 싶다. 해당 프로는 지난 4일 방송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에 관한 여론을 다루면서 위인맞이환영단의 김수근 단장을 인터뷰했다. “겸손하고 능력 있는 지도자”, “정말 팬이 되고 싶었다”는 칭찬과 3대 세습에 우호적인 뉘앙스의 발언이 전달됐지만, 곧이어 패널 2명이 이를 비판하는 등의 내용도 함께 방송됐다. 꼭 김 단장을 인터뷰해야 했을까는 생각해 볼 만하지만, 이를 두고 ‘일방적인 김정은 찬양 방송’이라는 비판은 무리가 있다.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대응할 때다.

2018-1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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