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당 혁신과 쇄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사설] 한국당 혁신과 쇄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입력 2018-10-04 17:36
수정 2018-10-0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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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와 냉전 프레임 청산해야… 자기희생 없는 계파 갈등은 안 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어제 조강특위 외부위원 인선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실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여성 2명과 본인을 포함해 남성 2명을 다음 주초 발표한다고 한다. 국민의 관심은 전 변호사가 탈냉전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거대 공룡으로 전락한 한국당에서 인적 청산과 당내 혁신을 해낼 수 있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TK정당’으로 전락한 ‘6·13 지방선거’ 이후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가 출범했지만, ‘책임과 혁신’이라는 각오와는 동떨어진 행태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물갈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던 김 비대위원장이 전 변호사를 영입하면서 조강특위 위원 7명 가운데 당연직인 당내 3인 외에 외부위원으로 채운 것은 인적 청산과 구태 탈피에 대한 국민과 당원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협위원장 교체 등의 전권을 위임받은 전 변호사는 앞서 “중진들이 안식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해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전 변호사가 전국 253개 당협 위원장을 어떤 수준으로 교체하느냐에 따라 한국당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전 변호사는 “지역구 관리보다도 국민의 대표로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들이 국가 중요 어젠다보다는 지역구에 얼굴을 내밀고 계파 이익에 매몰돼 정치를 했다면 청산돼 마땅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인재와 새사람으로 간판만 바꾼다고 한국당이 달라지지 않는다. 먼저 해결할 숙제는 낡은 사고와 프레임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보수진영 안팎에서 나온 “세상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낡은 프레임의 정치가 심판을 받았다”는 자성의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 남북이 한 해에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하고 한 차례가 더 예고된 상황이다. 판문점선언에 이어 평양선언, 올해 안에 ‘서울선언’이 나올 수 있다. 북·미 1차 정상회담이 열렸고, 북·미 관계가 획기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냉전 논리에 머물러서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같이 열어야 한다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부 여당에 걸맞은 ‘건강한’ 야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세대교체와 새 피를 수혈하는 과정에서도 한국당 내부의 뼈를 깎는 자기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쇄신 과정에서 ‘친박·비박·친홍·반홍’으로 갈려 논란을 지속한다면 ‘전원책 카드’는 인기 보수 논객으로 진행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국민은 야당에 혁신과 쇄신의 기회를 주지만, 그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2018-10-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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