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 즉각 멈춰야

[사설]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 즉각 멈춰야

입력 2014-07-31 00:00
수정 2014-07-31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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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이 이어지면서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급증하고 있다. 그제는 가자지구의 한 공원 놀이터에 포탄이 떨어져 어린이 9명이 숨지는 비극도 발생했다. 날아든 미사일에 목숨을 잃은 엄마 뱃속에서 한 생명이 의료진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태어났다는 소식은 전쟁이 빚어내는 참극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하기조차 힘들게 만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그 뿌리가 깊은 만큼이나 해법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멀리 보면 지난 28일로 발발 100년을 맞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씨앗이 잉태된 이-팔 분쟁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팔레스타인인 80만명이 추방당하고 1만 5000명이 학살되는 비극을 시작으로 21세기 오늘날까지 숱한 살육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만 해도 20일 남짓 만에 1200명이 넘는 사망자와 70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400여명이 희생된 2009년 공습을 크게 웃도는 규모의 인명 피해다.

내세운 명분이 무엇이든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은 그 행태가 야만적이라는 점에서 일말의 정당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를 공격목표로 삼았다지만 정작 그들의 미사일과 포탄은 학교나 병원처럼 최악의 사태에서도 보호돼야 할 시설까지 가리지 않고 있다. 희생자의 80%가 민간인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자국 청소년 3명 살해 사건을 명분으로 들고 있으나 이는 가자지구가 아닌 이스라엘 서쪽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가자 공습의 명분으론 군색하기 짝이 없다. 차라리 의도적 분쟁 강화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정치 통합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이-팔 평화협상 재개를 저지하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할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엊그제 “하마스의 지하터널이 모두 파괴될 때까지 우리 군은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90%가 넘는 이스라엘 국민들도 정부의 가자 공습을 지지한다고 한다. 이에 하마스 측도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양측의 의지로는 결코 지금의 살육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안 될 말이다. 지구촌이 힘을 모아야 한다. 보복이 보복을 낳으며 무고한 희생을 늘려가는 이 참극을 당장 끝내야 한다. 유엔은 지금의 무기력을 떨쳐내야 하며, 미국은 보다 강력한 의지로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2014-07-3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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