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증시…중국발 악재에 또 ‘패닉’

‘살얼음’ 증시…중국발 악재에 또 ‘패닉’

입력 2015-08-24 09:24
수정 2015-08-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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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최저…코스닥도 약세 급전환

국내 주식시장이 24일 중국발 악재에 또 한 번 크게 휘청거렸다.

코스피는 이날 남북 간 대화를 통한 긴장 해소 기대감에 장 초반 약보합권에서 반등을 모색하다가 중국 증시 폭락 소식에 급락세로 반전, 장중 1,800선을 위협받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남북 간 군사긴장과 중국발 쇼크로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인 24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800선까지 위협받았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합뉴스
남북 간 군사긴장과 중국발 쇼크로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인 24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800선까지 위협받았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합뉴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 대외 악재가 여전한데다 당분간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증시는 ‘시계 제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지난주 북한의 기습 포격 도발과 같은 돌발 악재가 발생할 경우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휘둘리는 ‘살얼음판’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중국발 악재에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

이날 코스피는 46.26포인트(2.47%) 내린 1,829.81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800.75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지수는 주말새 남북 고위급 대화가 진행되며 벼랑 끝 대치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되는 모습에 장 초반 진정세를 되찾고 낙폭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듯했으나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곧바로 방향을 틀어 수직 낙하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중 640선을 회복하는 등 반등 장세를 보였으나 중국발 악재에 610선까지 밀리며 크게 흔들렸다.

국내 증시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날보다 10.07포인트(54.40%) 오른 28.58을 기록했다. 장중 무려 32.73까지 치솟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2월9일(31.07) 이후 3년8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이날 국내 증시 폭락의 원인을 제공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장을 마친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 현재 전 거래일보다 8.45%(296.54포인트) 떨어진 3,211.20을 기록했다.

상하이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3.83% 급락한 3,373.48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더니 장중 한때 8.59% 떨어진 3,206.29까지 폭락했다. 선전종합지수도 7.61% 떨어졌다.

이는 지난주 부진하게 나온 중국 제조업 지표가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발표된 중국의 8월 차이신(Caixin)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7.1로, 2009년 3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가 4.61% 하락한 채 마감하는 등 아시아 금융 시장 전반이 크게 흔들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환율 평가 절하 카드를 꺼내 들었음에도 신규 수출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 대외 충격에 출렁’살얼음’ 증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의 동반 급락에서 보듯 국내 증시는 대외 불안 요소에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며 바닥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경제 지표와 실적, 수급 등 주요 변수가 모두 시장에 비우호적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기습 도발과 같은 대형 이슈는 아니더라도 돌발 악재가 다시 돌출할 경우 시장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며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디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하다보니 상승 모멘텀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의 반등을 위해서는 수급 모멘텀 개선도 절실한 상황이지만 과거 지수 급락시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단을 지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외국인의 스탠스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원/달러 환율의 진정세가 선행돼야 하지만 오히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년10개월여 만에 장중 1,200원대로 올라섰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매크로와 실적 모멘텀 부족으로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환차손의 무게감이 커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천230억원 어치의 매물 폭탄을 쏟아부으며 13거래일째 ‘팔자’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피의 추가 급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는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주택시장 등의 각종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는 미국 경제지표의 호전에 더해 중국의 경기 부양과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논란이 한풀 꺾인 가운데 미국·중국발 경기 불확실성의 완화 이슈는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주중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 지표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으로 미뤄 시장이 조금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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