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선 넘은 코스닥 ’개미 지옥’ 오명 벗을까”

700선 넘은 코스닥 ’개미 지옥’ 오명 벗을까”

입력 2015-04-17 13:38
수정 2015-04-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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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달라졌다” VS “단기 과열 대비해야”

코스닥시장이 연초 이후 브레이크 없이 오르며 17일 마침내 700선 고지에 올라섰다. 무려 7년 3개월여 만에 이뤄진 ‘수렁’ 탈출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59포인트(1.23%) 오른 706.9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으로 700선을 돌파한 것은 2008년 1월 10일의 713.36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8.6%가량 올랐다.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유동성뿐 아니라 코스닥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애초 코스닥 시장에 불을 붙인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대형주의 성장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핀테크(fintech·정보기술과 금융의 융합)와 사물인터넷(IoT·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 등을 핵심 육성 분야로 내세우면서 코스닥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술주 중심으로 시작된 랠리는 바이오주와 제약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 제약 업종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63.9%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이번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단순 모멘텀 장세가 아닌 체질 개선에 따른 대세적인 상승장 진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급등 장세와는 다르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1천76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8.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영업이익은 2013년 3분기를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코스닥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 추정치도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태신·장우진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닥 과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이번 상승은 사업 구조의 변경과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재평가가 동시에 일어난 결과”라며 “저성장 기조 아래 성장주를 찾는 현 상황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도 코스닥 700선 돌파에 대해 “우량 기업에 대한 상장 유치, 시장 활성화를 위한 모두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며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워낙 코스닥이 단기간 급등했기 때문에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조정 장세에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날 기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액은 3조7천823억원으로 시가총액이 8배가량 더 큰 유가증권시장(3조3천321억원)의 잔고액도 추월한 상태다.

시장이 달궈지고 있다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개인들의 장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들은 연초 이후 8천9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천100억원어치, 500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도 지난달 말 기준 10.49%로,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단기적 투자 성향을 보이고, 시장 분위기에 크게 휩쓸린다는 점에서 코스닥의 꾸준한 상승세를 담보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의 순매수만으로는 코스피처럼 순환매가 일어나며 업종 전반에 걸쳐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관을 중심으로 한 차익매물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종목 대신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최근 지수대 자체가 과거와 비교하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코스닥 지수의 기준일인 1996년 7월 1일 지수가 1,000인 점에 비춰보면 최근 상승세로 1996년 코스닥 출범 때의 70% 수준을 회복한 셈이라는 것이다.

실제 사상 최고치는 2000년 3월 10일의 2,834.40이다.

애초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지수 기준일 1980년 1월 4일)처럼 100을 기준으로 산출되기 시작했지만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지수가 너무 낮아져 2004년 1월에 기준단위를 100에서 1,000으로 변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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