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 증권사 민원평가 재벌그룹 계열사만 유리”

“감독당국 증권사 민원평가 재벌그룹 계열사만 유리”

입력 2014-06-04 00:00
수정 2014-06-0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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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 불만 제기…금감원, 계량평가 고수 방침HMC·삼성·현대·한화투자증권 등 높은 등급 휩쓸어

증권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민원평가에서 재벌그룹 계열 증권사가 유리한 방식으로 계량 평가가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앞으로 민원평가 등급을 낼 때 정성 평가를 더할 예정이지만 계량 평가도 고수할 방침이라 불만이 쉽게 사그라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사의 민원 건수, 해결 노력, 영업 규모 등을 고려해 금융사의 민원 관련 점수를 1∼5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민원별로 가중치를 둬 산출한 민원발생 점수를 주요한 등급 산출 근거로 삼는다.

민원발생 점수에 회사의 영업 규모를 반영하는데 고객예탁자산과 활동계좌 수가 지표로 활용된다.

즉 민원발생 점수를 고객예탁자산(영업규모 지표1)과 활동계좌수(영업규모 지표2)로 각각 나눈 수치를 바탕으로 최고 1등급에서 최저 5등급까지 등급을 나눈다.

영업 규모 지표 1·2의 값이 낮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는 구조다.

일부 증권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고객예탁자산과 관련한 영업규모 지표1 부문이다.

고객예탁자산이 클수록 영업규모 지표가 낮아지는 현 산출법에서는 재벌그룹 계열 증권사가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자산에는 펀드나 주식자산이 포함되는데 재벌그룹 계열 증권사의 경우 민원 발생 가능성이 낮은 자산인 계열사들의 주식을 대규모로 포함할 수 있다”며 “재벌그룹 계열 증권사가 출발선상에서부터 이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8개 연도 민원발생 평가 등급을 보면 1위는 HMC투자증권이었고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화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해당 증권사들이 나름대로 민원에 신경을 쓴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공교롭게도 상위 4개사 모두 재벌그룹 계열 증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등급 산출 시 영업규모 지표1 항목을 아예 빼거나 넣더라도 비중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는 영업규모 지표1과 지표2가 등급 산출에 50%씩 적용된다.

금감원은 계량 평가만으로 금융사 등급을 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이에 금감원은 영업규모 대비 민원건수를 평가하는 방식의 문제를 보완하고자 내년에 도입되는 소비자 보호실태 평가도 민원평가 등급을 내는데 적용하기로 했다.

소비자 보호실태 평가는 상품개발·판매 시 소비자 보호, 민원 관리 등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기존 계량 평가에서 고객예탁자산 부문은 비중 축소 없이 그대로 가져갈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계량 평가 방식은 손대지 않고 소비자 보호실태 평가를 등급 산출에 추가로 적용할 계획”이라며 “반영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성 평가 비중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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