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증권사들, 직원급여 깎고 임원연봉은 올려

‘경영난’ 증권사들, 직원급여 깎고 임원연봉은 올려

입력 2014-04-08 00:00
수정 2014-04-08 07:2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지난해 불황을 겪었던 증권사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들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임원 연봉은 큰 폭으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자산순위 20대 증권사가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자료가 확보된 19개 증권사가 지난해(4월~12월 기준) 직원 1명에게 지급한 평균 급여는 전년 동기대비 2.7% 줄었다.

이들 증권사가 지난해 직원 1명에게 준 평균 급여는 5천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7%(99만원) 적었다.

반면 등기임원 1명에게 같은 기간 지급한 연봉은 평균 4억3천900만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2.0%(1억800만원)나 급증했다.

직원은 감봉하고 등기임원의 연봉을 올린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동양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동부증권 등 8곳이었다.

특히 동양증권, 한화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하이투자증권은 당기순손실을 봤음에도 등기임원의 연봉이 수십%씩 많아졌다.

직원 평균 급여 감소율이 두자릿수인 곳은 삼성증권(27.5%), NH농협증권(25.4%), KB투자증권(12.1%), 동양증권(11.2%) 등의 순이었다.

등기임원 연봉 증가율이 높은 순위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218.9%), HMC투자증권(133.9%), 신한금융투자(10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증권사는 등기임원 연봉 증가율엔 한참 못 미치지만 직원 1인당 급여도 각각 20.3%, 11.3%, 14.0%씩 올랐다.

임원과 직원 급여를 모두 내린 곳은 대우증권, 현대증권, NH농협증권, 대신증권, KB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등기임원의 연봉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전체 임원 수는 감소해 그나마 증권사의 불황을 반영했다.

19개 증권사의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임원 수는 모두 575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2.1%(79명) 줄었다. 1년새 임원 10명중 1명이 짐을 싼 셈이다.

직원 수(계약직 포함)는 3만1천537명으로 1년 동안 6.2%(2천89명) 감소했다.

한화투자증권(23.2%), 삼성증권(19.3%), 동양증권(11.5%)은 직원 수 감소율도 임원 못지않게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직원들에겐 위기를 극복하자며 임금삭감, 비용절감 등 고통분담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임원의 보수는 늘어났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금투세 유예 vs 폐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여부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유예와 폐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유예와 폐지, 두 가지 선택이 있다면 당신의 생각은?
유예해야 한다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