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세율 높이는 부동산 대책 주내 발표
김태년 “공제 혜택 범위 축소 논의 중”조정식 “투기성 보유자 세액 강화할 것”
‘1년 내 팔면 양도세 80%’ 법안 등 발의
차익·세제 혜택 누린 임대법인 정조준
윤후덕 “불평등 줄이려면 종부세 중요”
신혼·첫 주택 등 1주택자 혜택은 유지
6·17 부동산대책 이후 민심이 들끓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이번 주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우선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부동산 매매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기 수요부터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것인데 대책의 실효성과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정책의 핵심은 다주택자 과세”라며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해 공제 혜택 범위를 줄이는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 역시 전날 “다주택자 등 투기성 보유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세액 부담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주 목적이 아니라 차익을 노리고 부동산을 매매하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매매 수익을 상쇄할 정도의 세금을 부과해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다.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인상을 비롯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각종 공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앞서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지난 7일 보유 기간 1년 미만 주택 매매 시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올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양도소득세율은 40%로, 정부는 지난해 12·16 대책에서 이를 50%로 인상하는 안을 내놓았는데 훨씬 강력한 세율을 적용한 것이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도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시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시키고, 1주택자 공제 요건에 보유 기간뿐만 아니라 거주 기간까지 포함하는 안을 발의한 상태다.
여당에서는 임대사업을 빙자해 다량의 주택을 사고팔면서 시세 차익과 세제 혜택을 누리는 법인 임대사업자도 들여다보고 있다. 윤후덕 기획재정위원장은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차익 매물 실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보유세 체제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부동산이라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불평등을 줄이는 데는 종부세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혼부부나 생애 첫 주택 마련 등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는 풀겠다는 방침이다. 윤 위원장은 “1주택 서민들에게는 다주택자와는 분리된 혜택을 줘야 한다”며 “일정 금액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과표현실화에 따라 재산세가 늘어나는 것에 캡(상한선)이 있고,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그 캡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규제지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지난달 나온 6·17 대책에서 경기 김포·파주를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만큼 더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을 시군, 동 단위로 늘리는 방식은 마지막까지 왔다. 더 늘릴 곳도 없고, 이 제재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서울 지역 재건축 등을 통한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공급 확대를 무시한 정책을 쓰니 집값이 폭등했다”면서 “서울 강남 지역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의 부동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은 “수요가 많은 곳에 재건축을 허용해 주택 공급량을 늘려야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다”며 “단기매매차익 때문에 세금을 올리면 오히려 집값 상승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0-07-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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