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 이어 車마저 실적 줄줄이 추락
투자 막히고 고용 참사올 GDP성장 2·3분기 0%대
산업 구조적 전환 시급
조선업 관련 협력·기자재업체가 줄줄이 무너졌고, 자동차 부품업계는 줄도산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산업은 중국의 추격에 따라잡히고 있다. 정부가 올해 안에 ‘산업구조 고도화 추진전략’을 발표한다지만 현장의 기대는 매우 낮다. 근본적 구조개편을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경기 둔화를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투자가 여전히 부진한데 내수마저 줄어들고 있어서다. 경제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추석의 영향을 제거하면 9~10월 증가폭(5.7%)이 지난 8월(8.7%)보다 줄어들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에 1.0%(전분기 대비)를 기록한 뒤 2·3분기 모두 0.6%다.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2.7%)에 부합하려면 4분기에 0.8% 성장해야 하는데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2.5% 안팎으로 보고 있다.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없이 우리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2.7~2.8%)에 못 미친다.
경제성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투자가 매우 부진하기 때문이다. 3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보다 4.7% 줄었다. 2분기(-5.7%)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건설투자도 2분기(-2.1%)에 이어 3분기(-6.4%)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낙폭을 키웠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동시에 2분기 연속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주력산업의 침체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돼 온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반등의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김도훈 경희대 특임교수(전 산업연구원장)는 “정부가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런 시각이 전혀 없었다”면서 “저출산, 고령화 등 제기되는 문제들을 우리 산업이 어떤 식으로 풀어 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8-11-09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