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17개 은행장 간담회
김주현 “대환 지원폭 확대 검토”가계부채 적정 규모 고민 당부
“금융산업 신속·유연한 대응 필요”
금융사 ‘관치’ 지적에 정면 반박
은행장들 만난 김주현·이복현
김주현(맨 앞줄 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앞줄 왼쪽)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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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제2금융권을 이용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도 금리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범위와 지원 수준을 대폭 확대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5대 은행을 비롯한 17개 은행의 은행장들이 참석했다.
금융위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7% 이상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5.5%의 저금리 대출로 바꿔 주는 대환 보증 프로그램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자 감면폭이 크지 않고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대환대출 규모나 지원폭을 넓히는 방안을 고민 중인데,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은행권과 같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달라고 은행권에 주문했다. 그는 “아직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크게 저해할 상황은 아니지만 성장 잠재력이 저하되고, 부채 상환을 위한 가계의 소득창출 능력도 빠르게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가계부채 적정 규모에 대한 고민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부채 관리를 강조하면서 한편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서로 상충되는 주문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인식한 듯 “가계부채 관리와 취약층 지원 간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시기를 빚으로 버텨 온 분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덜어 드림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은행 고객 기반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국회 통과를 앞둔 지배구조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은행이 도덕적으로 영업해야 한다는 인식을 임직원이 함께 공유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질의응답에서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주도의 금융사 간담회가 ‘관치’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금융산업은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금융사들도 당국의 생각을 이해하고, 당국도 금융사들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을 관치라고 비난한다면 만나지도 말고 얘기도 하지 말란 말”이라고 답했다.
2023-11-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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