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월급만으로 집 사려면 18.4년…버거워지는 내 집 마련

서울서 월급만으로 집 사려면 18.4년…버거워지는 내 집 마련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5-31 13:42
수정 2022-05-3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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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와 주택가
서울 아파트와 주택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가. 서울신문DB
서울에서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대 집을 사기 위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8.4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3분위 소득, 3분위 주택가격에서 18.4로 나타났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가구의 주거비 부담 정도를 나타낸다. 주로 중위소득(3분위) 계층이 중간가격대(3분위)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를 기준점으로 삼는데 PIR이 18.4라는 것은 중위소득 가구가 18.4년간 급여 등의 소득을 모두 모았을 때 지역 내 중간가격 주택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의 PIR은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 수준인 19.0을 기록한 뒤 올해 들어 집값 오름세가 다소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다소 낮아졌지만 3년 전인 2019년 3월(12.9)에 비하면 크게 오른 상황이다.

서울의 전세 PIR의 경우 9.8로 집계돼 전세보증금 마련에도 약 10년치 월급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매력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올해 1분기 서울의 아파트 주택구매력지수(HAI)는 36.8로 역대 최저치다. HAI는 중위소득 가구가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대 주택을 구입했을 때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능력을 나타낸다. HAI가 100보다 크면 주택을 큰 무리 없이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아파트 HAI가 36.9로 역대 최저치였는데 올해 1분기 더 낮아졌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해 금융권 대출 의존도가 더 높아진 상황에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 문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지역 내 주택 재고량 비중도 줄었다. 올해 1분기 ‘주택구입잠재력지수(HOI)’는 서울 2.6, 경기 25.2, 인천 36.6으로 모두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의 중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도 서울 주택 중 가격 하위 2.6%의 주택만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파트 가격 양극화도 여전히 극심하다. 지난달 전국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 4892만원인 데 비해 하위 20%(1분위)는 1억 2320만원으로 가격 격차가 11억 2572만원에 달했다. 5분위 배율은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10.1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다. 서울의 5분위 배율은 4.2로 6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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