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남겨두고 온 자산 9000억…입주기업들 “정부, 공동선언 이행해야”

개성공단에 남겨두고 온 자산 9000억…입주기업들 “정부, 공동선언 이행해야”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6-18 00:52
수정 2020-06-18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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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개성공단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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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협회장인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입장을 밝히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인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입장을 밝히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에 이어 17일 사실상 남북 군사합의 파기 선언까지 하자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4·27 판문점선언과 9·19 공동선언을 즉각 이행해 사태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남북 양 정부의 약속을 믿고 개성공단에 입주했고 재개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 현 사태의 전개는 우리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고 밝혔다. 특히 비대위 측은 문제의 원인이 우리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이번 정부 들어서 미국의 반대에 막혀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공동선언에 대한 이행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로 인해 북한이 분노한 상태에서 대북 삐라가 기폭제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대위 측은 북한에는 대승적 판단을, 미국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성현상 만선 대표는 “땀과 열정이 어린 개성공단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절망스럽고 당황스러운 마음뿐”이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비대위 측은 이번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도 개별 공장의 피해는 아직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 120여곳이 2016년 2월 개성에서 철수할 때 남겨두고 왔다고 정부에 신고한 자산만 9000억원에 이른다. 투자 손실까지 합하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0-06-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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