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권 승계 수순과 구도는

삼성, 경영권 승계 수순과 구도는

입력 2014-06-03 00:00
수정 2014-06-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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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력 약화 막고자 지주회사체제 전환 가능성삼성전자-에버랜드 합병 시나리오 등 대두 삼남매 계열분리 대신 이재용 중심체제 당분간 유지될 듯

삼성그룹이 삼성SDS에 이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추진함에 따라 경영권 승계작업이 급물살을 타는 형국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20여일 이상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에버랜드 상장 계획을 내놔 주목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SDS와 함께 1990년대 후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해 이 회장의 세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배분할 때부터 미래 그룹 경영권 승계의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이에 따라 이들 두 기업의 상장을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양사의 상장설은 수시로 제기돼 왔다. 2012년 상장설이 퍼졌을 때도 삼성그룹은 상장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주변에서는 상장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두 딸인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41) 제일기획 사장도 에버랜드 지분을 8.37%씩 보유하고 있다.

삼 남매는 연내 상장을 앞둔 삼성SDS 지분도 나눠갖고 있다. 이 부회장이 11.3%, 나머지 두 명은 3.9%씩이다.

재계에서는 상장으로 양사의 자산가치가 높아지면서 세 자녀의 보유 지분 평가액도 크게 늘어날 것을 보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그룹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가진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3.3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1.37%로 시세 기준 평가액은 12조원 규모다.

이를 이 부회장 등이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만 6조원가량이 필요한데, 세금 일부를 현물(주식)로 납부하게 될 경우 지분율이 낮아지면서 지배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 대규모 자금 투입 없이 그룹 전반에 대한 오너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으로, 자사주를 대량으로 보유한 삼성전자 등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에버랜드, 또는 삼성물산과 에버랜드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이 0.57%에 불과하지만,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가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1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시장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반면 삼성SDS의 경우 상장으로 자산가치가 올라가면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보다는 현물출자 등을 통해 다른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궤도에 오름에 따라 3세들 간의 영역을 구분짓는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수년 전부터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들을, 이부진 사장은 유통·레저·서비스 계열사를, 이서현 사장은 패션·미디어 계열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여기에는 적정 시점에 이들 삼 남매가 맡고 있는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다. 문제는 분리 시점이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현재 삼 남매의 역할 분담으로 볼 때 계열분리를 전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는 경영권 승계 후에도 경영 대권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낙점된 이 부회장을 주축으로 현재의 그룹 체제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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