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의 카메라산책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색·향·포장으로 차별화한 ‘감성농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시장 개방을 눈앞에 둔 우리 농업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게 요구되는 가운데 차별화한 마케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디자인이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맛과 품질뿐 아니라 색깔, 포장, 향기 등 다양한 디자인의 힘을 활용한 감성농업(感性農業)의 현장을 찾았다. ●누에고치 염색해 만든 성탄 트리장식 전구·시들지 않는 꽃 등 인기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보존화(保存花)는 싱싱함을 3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꽃이다. 연구실에 들어서자 향긋한 꽃 냄새와 알싸한 약품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생화를 약품 처리해 꽃잎의 부드러운 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시들지 않는 마법의 꽃’으로 불린다. 전량 수입에만 의존했던 보존화는 1만원을 넘어 손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꽃이 아니었다. 2006년 보존 약품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가격이 4000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도시농업팀 송정섭 과장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의료한류’ 현장을 가다

    일본에 이어 유럽과 미주에 몰아친 ‘K팝’(K-POP) 열풍에 힘입어 ‘K-MEDI’라는 또 다른 한류가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의료관광산업’이다. 수준 높은 의료시설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한류 연예인들의 작고 갸름한 얼굴을 선망해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서울성모병원 핵의학센터. 금발의 여성들이 암을 진단하는 첨단장비인 PET-CT를 만져 가며 러시아어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첨단 의료시설을 견학하러 한국에 온 카자흐스탄 여행사 사장들이다. 스비에타(43)는 “건강검진을 위한 의료관광단을 모집해 다음 달부터 한국에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그녀는 단체 성형수술의 예약까지 하고 갈 계획이다. 쌍꺼풀, 턱교정 등 성형수술은 최근 2∼3년 동안 연평균 30%씩 증가 추세를 보일 만큼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제의료시대에 세계의 유명 병원들과 벌이는 환자 유치 경쟁이 뜨겁다. BK동양성형외과의 김병건 원장은 “수술하러 온 관광객에게 홈페이지를 통해 공항 픽업, 호텔 예약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하려면 해당국 언어를 구사하는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아쿠아리스트’의 세계를 가다

    장마에 이어 예상치 않은 폭우가 오락가락하고 있는 요즘의 날씨는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기 참 어렵게 한다. 해외로 나갈 계획이 없거나 국내 피서지도 마땅치 않다면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바다를 대리체험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대형수족관이다. ‘바닷속으로 들어가 거북이 등을 타고 놀며 돌고래와 장난을 친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었을 마린보이와 인어공주다. 이런 상상 속의 모습을 대형 수족관을 무대로 펼쳐보이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아쿠아리스트’라 부른다. 대형 수족관에서 수중·해양 동식물을 기르고 돌보며 관리하는 직업이다. 한여름을 맞아 도심 속 수중세계에서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서울 여의도 63씨월드. 우리나라에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을 처음 도입한 수족관이다.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형형색색의 물고기, 거북이, 수달, 상어와 같은 수중생물을 보면서 부모들과 사진도 찍고 웃고 떠들고 있다. “1년 중에 지금이 제일 바빠요.” 아쿠아리스트 경력 6년의 김경문씨의 일과는 오전 8시에 시작된다. 개장(오전 10시) 전에 수조 청소와 여과장치의 점검을 끝내야 한다. 그가 관리하는 동물은 바다표범.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부인과 신생아 병동을 가다

    “여보! 이 악물고…조금만 더! 힘을 줘. 옳지. 잘한다.…” 지난달 26일 새벽 강남구 차병원 산부인과 가족분만실. 새 생명이 탄생하는 진통이 이어진다. 짧은 순간이지만 출산의 고통을 아내와 함께 나누기 위해 허인환(40)씨가 택한 가족분만실이다. 남편의 손을 잡은 산모의 힘이 다해 갈 즈음, 예쁜 공주님이 힘찬 울음소리로 엄마와 세상을 향해 인사한다. 새벽 2시 33분. 김명희(36)씨는 7시간의 산고 끝에 3.8㎏의 우량아를 낳았다. 아빠가 된 허씨는 “노산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건강한 아기를 낳은 아내가 고맙다.”며 엄마와 아기를 이어 주던 탯줄을 자른다. 결혼 6년 만에 어렵사리 들어선 아기. 산모의 나이를 고려할 때 제왕절개로 출산하는 게 맞지만 김씨는 자연분만을 선택했다. 아기와의 감격스러운 첫 만남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서다. 첫딸을 만난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내 아기 맞죠? 내가 엄마가 된 거죠? 감사합니다.” 그녀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고맙다는 말을 연발한다. 엄마를 찾아온 아기에게, 분만 내내 곁에서 지켜 준 남편에게, 생명 탄생을 돕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던 의료진에게….생애 최고의 기쁨을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궁중무악 재현 현장

    145년 전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가 4차분까지 모두 돌아온 뒤 500년 조선왕조 역사와 예술의 중심축인 궁중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7월 이들 도서의 일반 공개에 앞서 각종 공연과 기념행사가 진행 되고 있는 가운데 궁중문화의 핵심으로 기품이 넘치는 궁중무악(宮中舞樂)을 재현하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초여름의 성급한 무더위로 숨이 턱까지 차오르던 지난달 29일.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에서는 ‘세종조 회례연’(世宗朝 會禮宴)을 재현하기 위한 국립국악원 단원들의 준비가 한창이었다. 전통 궁중의상을 차려 입은 연주단원과 무용단원들의 이마에는 비지땀이 흘렀다. ‘회례연’은 정월 초하루와 동짓날, 임금과 문무백관이 모여 화목을 도모하기 위해 벌이는 잔치를 일컫는다. ●경복궁 ‘세종조 회례연’… 뙤약볕 1시간 공연 관객 기립박수 휴일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들은 15세기의 품격 높은 궁중무악을 감상하기 위해 공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근정전 주변에 모여들었다. 뙤약볕 아래서 1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이었지만 도중에 자리를 뜨는 사람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관객들은 수준 높은 공연에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임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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