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오펜하이머’, ‘문과 남자’ 덕에 자연과학서 판매 30% 이상 늘었다

    ‘오펜하이머’, ‘문과 남자’ 덕에 자연과학서 판매 30% 이상 늘었다

    지난달 자연과학 분야 도서 판매량이 전달 대비 3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분야를 좀 더 깊이 탐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자연과학 도서도 함께 주목받는 모양새다. 15일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과학 분야 도서 판매는 6월 감소세를 보이다가 7월에 증가세로 반등한 뒤,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하면서 8월 판매율이 껑충 뛰었다. 집계 결과 영화 ‘오펜하이머’의 원작 전기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특별판’(사이언스북스)은 영화가 개봉한 8월에만 판매량이 전월 대비 16.6배나 늘었다. 이에 힘입어 자연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원판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사이언스북스)도 13위에 올랐다. 유시민 작가의 과학 인문서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돌베개)는 지난 6월 출간 이후 12주 연속으로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 내 자리를 지켰다. 특히 4050세대 구매자 비중이 높은 점이 눈에 띈다. 예스24 측에 따르면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구매자 중에서는 65.4%,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구매자 중에서는 77.7%가 4050세대였다. tvN 예능 ‘알쓸별잡’ 출연자들의 저서도 판매 상승을 함께 이끌었다. 5월 출간한
  • [베스트셀러]하루키 신작 소설 3주째 1위

    [베스트셀러]하루키 신작 소설 3주째 1위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6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3주째 1위를 차지했다. 소설이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오른 건 김훈의 ‘하얼빈’ 이후 1년여만이다. 앞서 예약판매만으로 2주째 1위를 달리던 소설은 정식 출간 이후에도 9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30~40대 독자들이 주요 구매자였다. 40대 독자가 구매자 중 36.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30대(30.3%), 50대(16.3%), 20대(10.8%)가 뒤따랐다. 소설의 경우 여성 구매자가 더 많은 편이지만, 남녀 구매자 비중이 비슷한 것도 주목된다. 여성이 51.8%로, 남성은 48.2%였다. 예스24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하루키의 장편소설이 3주 연속 정상에 올랐다. 알라딘, 영풍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1위를 질주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일본 작가인 만큼, 신작 소식 때마다 국내 서점가도 들썩인다”며 “오랫동안 활동한 만큼 애독자층도 두텁다”고 말했다. 소설은 열일곱 살의 남고생 ‘나’가 한 살 아래 여고생 ‘너’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너’는 진짜 자신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 안에 있고, 지금
  • [책꽂이]

    [책꽂이]

    강남은 거대한 정신 병동이다(김정일 지음, 지식공작소) 서울 강남에서 정신과 의원을 운영하는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상담했던 ‘강남의 삶’을 정신의학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진단한다. 저자는 마음이 비어 있으면 고통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정신병은 가족이 고치는 것이기 때문에 가족이 사랑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60쪽. 1만 5000원. 노화 공부(이덕철 지음, 위즈덤하우스) 국내 노화방지의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석학인 저자가 텔로미어부터 노화 세포, 호르몬, 활성산소, 미토콘드리아까지 우리 몸을 나이 들게 하는 것들에 대해 알려준다. 노화의 원리와 비밀은 물론 스트레스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단 등 불변의 노화 방지책도 짚어 준다. 260쪽. 1만 7000원. 하루 10분, 철학이 필요한 시간(위저쥔 지음, 박주은 옮김, 알레) 위대한 철학자 47인이 철학 고전에서 다루었던 문제들을 주제로 삼아 오늘날 우리의 삶을 꿰뚫는 중요한 질문 50가지를 던지고 생각할 거리를 준다. 역사적인 철학 유파와 명제, 사상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철학자들의 50가지 사유 방식을 배울 수 있다. 592쪽. 2만 5000원.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정
  • 느려도 괜찮아, 아직 너의 방을 찾지 못했을 뿐야

    느려도 괜찮아, 아직 너의 방을 찾지 못했을 뿐야

    작고 약한 몸으로 태어난 먼산이는 늘 방 안에서 지낸다. 그러나 자라나는 아이를 계속 방에만 둘 수는 없는 일. 먼산이는 작은 방을 깨고 여행을 시작한다. 그는 자신에게 꼭 맞는 방을 찾을 수 있을까. 책은 먼산이가 여행하면서 만나는 여러 방의 모습을 보여 준다. 물건이 잔뜩 쌓인 산더미의 방, 발목에 채워진 족쇄를 풀고 도망쳐야 하는 쇠사슬의 방, 각자 존재 이유를 가지고 사는 개미의 방을 비롯해 달콤한 속삭임을 만나는 미각의 방과 유혹의 방,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의 방까지. 먼산이가 책 속에서 만나는 방들은 우리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성장하면서 아픔을 겪고 때로는 미련이 잔뜩 쌓여 아쉽고 짜증이 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는 쇠사슬에 묶인 듯한 기분도 든다. 트로피의 방처럼 자신을 치장하고 남들에게 뽐내고 싶을 때도 있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가득한 생각의 방은 또 어떨까.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탓에 정작 한 걸음도 떼지 못한다. 작가는 행복한 모습으로 창밖의 먼 곳을 바라보는 한 다운증후군 아이의 모습에서 먼산이를 떠올렸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늘 저 너머에 있는 행복을 추구하는 건 먼산이도 우리도 다르지 않다.
  • 자본이 낳은 절대권력 괴물, 기후위기마저 씹어삼키나

    자본이 낳은 절대권력 괴물, 기후위기마저 씹어삼키나

    사라지는 빙하, 높아지는 해수면, 불타는 숲,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폭풍우. 지구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층에서 탄소를 뽑아 대기로 마구 뿜어내는 인간들 탓이다. 책은 급속한 기후변화 상황에 놓인 지구의 미래를 살핀다. ‘자본’과 ‘주권’ 2개 조건으로 나눠 미래에 출현할 수 있는 네 가지 경로를 도출한다. 이를 ‘기후 리바이어던’, ‘기후 베헤못’, ‘기후 마오’, ‘기후 X’로 명명한다. ‘기후 리바이어던’은 지금처럼 강력한 주권을 갖춘 국가들이 자본주의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미래다. 리바이어던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괴물의 이름이자 1651년 토머스 홉스가 쓴 저서의 제목이다. 홉스는 인간 사회를 내버려 두면 혼돈과 폭력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으며 질서를 유지하려면 절대주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이 절대주권을 리바이어던이라 불렀다. 구약성서의 다른 괴물에서 이름을 따온 ‘기후 베헤못’은 자본주의를 지향하지만 자국의 주권에 맹목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주도하는 미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처럼 기후위기 자체를 부정하고 자국의 이익만 챙기려는 이들을 생각하면 쉽다. 이 밖에 ‘기후
  • 구슬이 아닌 ‘실’ 꿰었더니… 황홀한 예술이 됐다[그 책속 이미지]

    구슬이 아닌 ‘실’ 꿰었더니… 황홀한 예술이 됐다[그 책속 이미지]

    태피스트리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직조기를 이용해 씨실과 날실을 엮어 인물이나 정물, 풍경, 역사 속 장면 등을 표현하는 직물 공예’라고 풀이돼 있다. 태피스트리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사전의 설명만으로는 어떤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 등장하는 화려한 태피스트리 작품들을 보노라면 입이 절로 벌어진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가장 위대한 화가’라고 극찬한 샤를 르브룅이 알렉산더 전투 장면을 묘사한 ‘그라니쿠스 전투’라는 회화와 이를 몇 년 뒤 태피스트리로 만든 작품을 비교하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드는 것도, 보는 이를 황홀경에 빠지게 만드는 예술작품이 되는 것도 핵심은 실이다. ‘그까짓 실 한 가닥’이라고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세상에 하찮은 것은 없다는 말을 새삼 느끼게 하는 책이다.
  • 시공간을 넘어 무참히 밟혀도 다시 타오르는 세 딸이 있었다

    시공간을 넘어 무참히 밟혀도 다시 타오르는 세 딸이 있었다

    아일랜드 이탄지에서 고대인의 머리가 발견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2500년 전 한국계 고대인으로 판명된다. 10대 후반 여성으로 추정되는 미라에 붙여진 이름은 흰 햇빛이라는 뜻의 ‘백희’(白曦). 머리의 거친 절단면은 그가 잔혹하게 살해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한반도에 살던 백희는 왜 이 먼 땅의 검은 늪에 잠기게 된 걸까. 머리를 잃은 몸은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아일랜드서 발견된 한국계 고대인의 머리… 그 실체는? 소재에서부터 강한 흡인력을 배태한 소설 ‘그라이아이’는 현지 연구소에 있던 백희의 머리가 사라지면서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의 에너지가 더 폭발적으로 증폭된다.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장편소설(‘백화’)을 쓴 박화성(1903~1988)을 기리는 박화성소설상의 올해 수상작으로 뽑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찬제 문학평론가는 소설에 대해 “현실과 환상을 횡단하며 샤먼의 복화술사 같은 환상적 이야기꾼의 가능성을 실험한다”고 평했다. 이 평처럼 고대의 백희, 현대의 주나·영이라는 세 여성의 성장을 꿰는 이야기는 현실의 무참함을 꿰뚫는 문제의식과 이미지를 풍부하게 만들어 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자신과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키고 일으켜 세우는 여성들의 ‘분투’를
  • 뭐 먹지?… 당신의 작은 선택, 태어날 자녀 특성이 바뀐다

    뭐 먹지?… 당신의 작은 선택, 태어날 자녀 특성이 바뀐다

    DNA는 생물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물질이다. 부모에게서 DNA를 물려받은 자식이 외모나 성격, 취향 등이 닮는 이유도 당연해 보인다. 이런 DNA 유전학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유전자가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특질을 결정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생태계에는 DNA 결정론으로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2%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후성유전학이다. 후성유전은 DNA 염기서열 변화 없이 DNA 염기나 히스톤 단백질에 분자 표지를 남겨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면서 생명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말한다. 후성유전의 놀라운 점은 DNA 분자 표지가 세포 분열 뒤에도 남아 세대 유전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발달·생물심리학 박사이자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후성유전학 중 경험이 인간의 행동과 생각,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행동후성유전학’에 초점을 맞춰 책을 집필했다. 동물행동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에 선보인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은 유전자가 조정하는 기계이고 많은 것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다소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론을 반박하는 내용이 많아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
  • 인의보다 철저히 이익 추구하라… 中 2인자들의 ‘사내정치’ 비급서

    인의보다 철저히 이익 추구하라… 中 2인자들의 ‘사내정치’ 비급서

    역사는 제왕을 주인공으로 기록하지만 최고권력자를 성공으로도, 실패로도 이끄는 건 참모들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권력자의 처세술과 통치 기술을 다룬 제왕학이라면 신간 ‘막료학’은 중국 역사 속 2인자들의 처신과 생존 기술을 통찰한 참모학이다. 국내에 출판된 과정도 흥미롭다. 저자로 표기된 ‘쥐런’은 필명으로 추정된다. 그의 신상명세나 행적은 베일에 가려 있다. 국내 ‘사기’(史記) 연구 권위자인 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이 1998년 출간된 초판을 경매로 입수한 뒤 꼼꼼하게 팩트체킹해 편역했다. 박성규 들녘출판사 부대표는 “중국 쪽 에이전시를 총동원해 백방으로 저자를 수소문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공탁금을 걸고 국내에 출간했다”며 “초판이나 중국 인터넷 어디에서도 저자 정보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쥐런은 싸우기를 좋아하는 중국인 특유의 문명사에 주목한다. 그가 두 글자로 요약한 중국 역사는 ‘투’(闘·싸움)와 ‘모’(謀·꾀)다. 인류 역사를 이익을 좇는 집단 투쟁사로 규정하는 그는 승리의 방편을 뛰어난 책략을 발휘하는 참모들의 능력에서 찾는다. 책의 부제는 ‘참모 대 리더, 장막에서 펼치는 다이나믹 정치학’이다. 권력 공간인 ‘막부’(幕府
  • “역사소설이 아닌 영화 한편 보는 듯”… ‘제주도우다’ 현기영 작가와 4·3 현장 속으로

    “역사소설이 아닌 영화 한편 보는 듯”… ‘제주도우다’ 현기영 작가와 4·3 현장 속으로

    “돼지 잡는 장면 등은 마치 손끝에서 잡는 장면 이상으로 상상력이 뛰어나올 정도로 너무 생생해 역사서를 읽는 것 보다 영화 한편을 보는 느낌이에요.”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은 오는 21~22일 현기영과 함께 읽는 ‘제주도우다’-여기가 제주도우다’를 주제로 2023 열린 시민강좌를 여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14일 밝혔다. 허 연구소장은 “4·3을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맥락을 이해하게 되고 당시 청년들의 의식을 따라갈 수 있는 4·3 교과서 같은 소설”이라며 “요즘 세대들이 무거운 책을 읽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선생이 4·3 이후에 우리 세대들에게 주는 필생의 선물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소설 ‘제주도우다’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의 혼란스러운 시대적 상황과 4・3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언어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세밀한 묘사와 미학적 서사로 완결해낸 대하소설이다. ‘평산책방지기’로 지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82세의 작가가 ‘순이삼촌’을 낸 지 45년 만에 이룬 문학적 성취가 놀랍다”면서 “필생의 역작이며 4·3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평했을 정도였다. 4년 여에 걸쳐 ‘제주도우다’를 완성한 현 작가는 “4·3 영
  • 아일랜드에서 발굴된 고대 한국인 미라…분투하는 딸들의 숭고한 여정

    아일랜드에서 발굴된 고대 한국인 미라…분투하는 딸들의 숭고한 여정

    그라이아이 김혜빈 지음/문학과지성사/284쪽/1만 6000원 아일랜드 이탄지에서 고대인의 머리가 발견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2500년 전 한국계 고대인으로 판명된다. 10대 후반 여성으로 추정되는 미라에게 붙여진 이름은 흰 햇빛이라는 뜻의 ‘백희(白曦)’. 머리의 거친 절단면은 그가 잔혹하게 살해됐음을 짐작케 한다. 한반도에 살던 백희는 왜 이 먼 땅의 검은 늪에 잠기게 된 걸까. 머리를 잃은 몸은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소재에서부터 강한 흡인력을 배태한 ‘그라이아이’는 현지 연구소에 있던 백희의 머리가 사라지면서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의 에너지가 더 폭발적으로 증폭된다. 소설이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장편소설(백화)을 쓴 박화성(1903~1988)을 기리는 박화성소설상 올해 수상작으로 뽑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찬제 문학평론가는 소설에 대해 “현실과 환상을 횡단하며 샤먼의 복화술사 같은 환상적 이야기꾼의 가능성을 실험한다”고 평했다. 이 평처럼 고대의 백희, 현대의 주나, 영이라는 세 여성의 성장을 꿰는 이야기는 현실의 무참함을 꿰뚫는 문제의식과 이미지를 풍부하게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자신과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키고 일으켜세우는 여성들의 ‘분투
  • 이호철통일로문학상에 日 작가 메도루마 슌…특별상은 진은영 시인

    이호철통일로문학상에 日 작가 메도루마 슌…특별상은 진은영 시인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일본 작가 메도루마 슌이 선정됐다고 서울 은평구가 11일 밝혔다. 상금은 5000만원이다. 메도루마는 일본 오키나와의 식민지적 차별과 억압, 미군 주둔 문제 등 지역이 직면해온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해온 작가다. 오키나와의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해 소설, 에세이, 평론, 웹 블로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하는 실천적 지식인이라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97년 ‘물방울’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그는 ‘혼 불어넣기’, ‘무지개 새’ 등을 주요 저서로 써냈다. 특별상은 진은영 시인에게 돌아갔다. 진 시인은 지난해 펴낸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에서 사랑과 연대를 중심으로 한 시대 정신을 통해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탁월한 사유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공동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목소리와 다양한 삶의 문제들에 귀를 기울여 어렵고 힘든 일을 문학적으로 가시화해 저마다 아름답게 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상으로 선정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 불광동에서 반세기 가까이 집필 활동을 해온 고 이호철(1932∼2016) 작가
  • 흔들리는 마약 청정국…해법은 없을까

    흔들리는 마약 청정국…해법은 없을까

    한국은 그동안 ‘마약 청정국’이라는 명성을 유지해왔다. 그렇지만 마약이 포함된 음료를 청소년에게 나눠주다가 적발되는 등 마약이 사회 곳곳에 침투해 청정국 지위가 위태롭다. 실제 2018~2020년 2년 동안 국내 마약 사범 숫자는 50% 가깝게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9세 이하 마약 사범은 48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2011년 대비 약 12배 증가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자칫 평범한 사람들의 삶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출판계에서도 마약과 관련한 분석서들이 속속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펜타닐’(소우주)은 ‘기적의 진통제는 어쩌다 죽음의 마약이 되었나’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합법적 치료 약물이 마약으로 악용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펜타닐은 제약사 얀센이 1959년 모르핀을 대체할 강력한 진통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합성한 물질이다. 모르핀보다 효과가 빠르고 강력했으며 메스꺼움을 덜 일으켜 말기 암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사용됐으며 장시간 수술을 가능하게 했다. 그렇지만 헤로인의 50배 강하고 제조법이 쉬운데다가 단기간에 의존성이 발생한다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1960년
  • 국토의 관념화, 국민 정체성 길잡이

    국토의 관념화, 국민 정체성 길잡이

    제작자마다 다르게 국토 표현 ‘모국’ ‘아버지의 땅’ 단어 접목 국가 향한 ‘충성의 감정’ 유도 지도는 현실에 대한 선택적 표현이다. 지도가 그려 내는 주제 역시 지도 제작자의 선택을 반영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같은 공간이라도 지도에선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려진다. 읽는 사람 역시 자신의 세계관을 통해 지도의 기호를 해독한다. 따라서 지도는 세계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에게 포착된 세계의 개념이며, 상(image)이다. 지도는 ‘국민’의 개념 확립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도 만드는 사람’은 국민국가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지도의 의미를 근대 초 영국의 사례를 들어 분석한 책이다. 지도가 국민 정체성 확립의 길잡이 노릇을 했다는 독특한 주장을 담았다. 저자가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역사지지서’(歷史地誌書·특정 지역의 자연 및 인문 현상을 시기에 따라 백과사전식으로 나눠 기술한 책)다. 고대에 존재했지만 중세 때 시간의 흐름을 강조하는 연대기가 등장하면서 무시되다가 르네상스 시대에 부활했다. 그러다 근대의 과학적 역사가 등장하면서 다시 역사학의 뒷전으로 밀렸고, 가까스로 지리학의 영역에 편입됐지만 이번엔
  • [책꽂이]

    [책꽂이]

    시험의 나라, 조선(김경용 지음, 은행나무) 조선시대 과거제도는 부모의 재산과 권력, 가문의 위세, 심지어 왕의 명령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게 시행됐다. 조선의 과거제를 꼼꼼히 들여다본 저자는 그 바탕에 능력주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과거제의 성격과 실제 운용 사례, 개인의 공부 사례 등을 통해 과거제를 다각도로 꼼꼼하게 살펴봤다. 192쪽. 1만 7000원. 과학의 기쁨(짐 알칼릴리 지음, 김성훈 옮김, 윌북) 영국 대표 과학 해설자이자 물리학자인 저자가 과학자의 사고방식에 관해 설명한다. 미스터리는 인정해야 하며 어떤 현상이 이해가 안 된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의견이 아닌 증거에 집중하고 생각 바꾸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여덟 가지 사고방식을 설명한다. 214쪽. 1만 6800원. 말리의 일곱 개의 달(셰한 카루나틸라카 지음, 유소영 옮김, 인플루엔셜) 1990년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자신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파헤치는 사진작가와 억울한 유령들의 이야기. 25년 넘게 이어진 내전과 독재로 얼룩진 스리랑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렸다. 지난해 부커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돼 큰 화제가 됐다. 548쪽. 1만 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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