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어깨 힘’ 빼고… 박물관에 놀러와[그 책속 이미지]

    ‘어깨 힘’ 빼고… 박물관에 놀러와[그 책속 이미지]

    미술관과 박물관은 영어로는 똑같이 ‘뮤지엄’이라고 쓴다. 그렇지만 미술관은 왠지 세련된 느낌인데 박물관은 오래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실제 박물관은 미술관과 달리 학생이나 학부모가 많은 것만 봐도 그 차이가 느껴진다. 이 책은 사람들의 선입견과는 달리 박물관도 미술관 못지않게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더 빠르게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곳임을 보여 준다. 가상현실(VR)로 박물관 수장고에 들어가 볼 수 있고 안내 로봇이 관람객을 맞이하는가 하면 관객 반응형 전시공연을 하는 식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만 33년째 근무하고 있는 저자는 뭔가를 배워야겠다는 ‘어깨 힘’을 빼고 가벼운 마음으로 박물관에 오라고 손짓한다. 문화유산들로 가득한 공간이지만 전시물을 보지 않고 그저 앉아서 쉬다가 가도 좋다고 말한다. 박물관에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역사와 대화를 나눈다는 말 아닐까. 저자의 말대로 이번 주말에는 박물관에 들러 전시 유물들 사이에서 ‘멍’때려 봐야겠다.
  • 혼돈과 열정의 음악처럼 살았던 ‘분노의 재즈맨’

    혼돈과 열정의 음악처럼 살았던 ‘분노의 재즈맨’

    미국의 빅밴드 시대를 연 재즈 피아니스트 거장 듀크 엘링턴(1899~1974). 그가 재즈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1922~1979)와 뉴욕의 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1963년 앨범 ‘머니 정글’은 다시 나올 수 없는 ‘부조화의 걸작’으로 통한다. 엘링턴이 일제사격이라도 하듯 피아노 건반을 거침없이 두들기는 순간 밍거스의 베이스에서는 손톱으로 현을 긁는 신경질적인 톱질 소리가 흘러나왔다. 미국의 1940~1950년대 재즈 신을 대표하는 두 사람은 이 앨범에서 마치 주도권 다툼이라도 하듯 묘한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재즈 특유의 완벽한 리드감을 선사했다. 당시 녹음 장면을 찍은 앨범 표지 사진에는 연주 중인 엘링턴의 뒷모습에 꽂힌 밍거스의 날카로운 시선이 생생히 담겨 있다. 밍거스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엘링턴의 피아노 연주에 압도된 나머지 리허설 도중 욕설을 내뱉고 녹음실을 떠나는 등 극도로 불안한 심리 상태를 드러내기도 했다. 평전 ‘찰스 밍거스-소리와 분노’는 폭력적이고 혼란스럽고 제멋대로인 삶을 살았지만 음악 안에서만큼은 자신다웠던 한 예술가와 그가 존재했던 시대를 입체적으로 묶어 낸 ‘다면체적’ 전기다. 그의 별명은 ‘분노의 재즈맨’이었다. 말 그대로
  • 집단대응·경제통합·균형외교… ‘아세안의 창’으로 한국의 길을 찾다[서평]

    집단대응·경제통합·균형외교… ‘아세안의 창’으로 한국의 길을 찾다[서평]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한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여년 동안 외교 현장을 거친 후 10년간 서울대 등에서 강의한 이선진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중국과 공존하는 아세안의 지혜’(박영사)를 내놓았다. 저자는 아세안의 핵심 전략을 세 가지로 본다. 첫째, 집단외교다. 10개 회원국이 결집해 공동 대응하거나 중국을 지역의 다자적 협력 속에 가두는 것이다. 둘째, 자기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회원국 사이 장벽을 허물고 지역통합을 해 높은 경제성장을 이뤘다. 중국도, 미국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경제력을 가지게 됐다. 셋째, 균형외교다. 미중 어느 편을 견제하기 위해 다른 편과 연합하지 않는다. 동남아에서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세안의 최대 교역 상대는 중국이고 아세안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지리적 중심에 있다. 아세안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우리가 비교 검토할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저자는 2015년 공동체로 발족한 이래 통합 중추를 이루는 ‘아세안 중심주의’, 미중 간 ‘대립’보다 ‘경쟁’으로 유도하려는 아세안 전략, 아세안 분열을 노리는 미중의 행동에 관해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 혁신적 희곡과 산문…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 부여했다

    혁신적 희곡과 산문…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 부여했다

    올해 노벨문학상은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라 불리는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의 품에 안겼다. 스웨덴 한림원은 5일(현지시간)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그를 호명하며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포세는 “나는 압도됐고 겁이 나기도 한다”면서 “이 상은 다른 고려 없이 문학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문학에 주어진 상이라고 본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노르웨이 작가로는 네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포세는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끄는 작가로 희곡의 거장 베케트, 헨리크 입센에 비견돼 왔다. 그의 희곡들은 전 세계 무대에 1000회 이상 오르며 그를 입센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 자리에 올려놓았다. 희곡뿐 아니라 소설과 시, 아동문학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전방위로 넘나든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50여개 언어로 번역돼 각국 독자들에게 읽혔다. 노르웨이의 언어와 자연에 뿌리를 둔 그의 작품은 군더더기를 배제한 미니멀리즘의 구성과 언어의 소리, 리듬이 강하게 드러나는 문체, 침묵의 메시지를 특징으로 한다. 이를 통해 일상 속 생존 투쟁에서 발버둥 치는 인간 군상들
  • 노벨문학상, ‘21세기 베케트’ 욘 포세 품에 안겼다

    노벨문학상, ‘21세기 베케트’ 욘 포세 품에 안겼다

    올해 노벨문학상은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의 품에 안겼다. 스웨덴 한림원은 5일(현지시간)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그를 호명하며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포세는 “나는 압도됐고 겁이 나기도 한다”며 “이 상은 다른 고려 없이 문학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문학에 주어진 상이라고 본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노르웨이 작가로는 네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포세는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끄는 작가로 희곡의 거장 베케트, 헨리크 입센과 비견돼 왔다. 그의 희곡들은 전 세계 무대에 1000회 이상 오르며 그를 입센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 자리에 올려놓았다. 희곡뿐 아니라 소설과 시, 아동 문학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전방위로 넘나든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50여개 언어로 번역돼 각국 독자들에게 읽혔다. 40여편의 희곡, 1000회 이상 세계 무대 올라 ‘현대 연극 최전선 이끄는 작가’로 군림 “울림 큰 시적 언어로 삶의 원형 드러내” 노르웨이의 언어와 자연에 뿌리를 둔 그의 작품은 군더더기를 배제한 미니멀리즘의 구성과 언어의
  • [서평]중국과 공존하려면...아세안으로부터 배워라

    [서평]중국과 공존하려면...아세안으로부터 배워라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한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여년의 외교현장을 거친 후 10년간 서강대와 서울대에서 강의한 이선진 전 인도네시아 대사가 ‘중국과 공존하는 아세안의 지혜’(박영사)라는 책을 내놓았다. 저자는 미국, 일본, 중국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보는 시각을 다듬었고,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로서 중국의 부상을 소화하는 아세안의 지혜를 접했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동안 20여 차례 아세안·중국 국경 지역을 다니면서 중국의 부상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전략을 현장 체험했다. 이 책은 저자가 인도네시아 부임 후 17년에 걸쳐 아세안을 집중 관찰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아세안의 핵심 전략을 세 가지로 본다. 첫째, 집단외교다. 10개 회원국이 결집해 공동 대응하거나, 아니면 중국을 지역의 다자적 협력의 속에 가두는 것이다. ‘아세안+3’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 같은 틀이다. 아세안이 주도하고 우리 대통령도 매년 참석한다. 둘째, 자기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회원국 사이 장벽을 허물고 지역통합을 이뤄 높은 경제성장을 이뤘다. 개혁개방으로 외국투자를 받아들였다. 중국도, 미국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경제력을 가지게 됐다. 셋째, 균형외교다.
  • 사람의 소리로 가득 찬 세상, 인류 종말 시계 앞당긴다 [주말엔 책]

    사람의 소리로 가득 찬 세상, 인류 종말 시계 앞당긴다 [주말엔 책]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노승영 옮김/에이도스/608쪽/3만 3000원 한여름 도시의 아파트 숲에서 울어대는 매미 소리, 가을의 시작과 함께 집 근처 어디선가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는 무시되거나 신경을 거스르거나 둘 중 하나다. 그렇지만 밤하늘 우유를 쏟아부은 듯 별빛 가득한 어느 시골에서 듣는 매미나 풀벌레 소리는 마음을 한없이 편하게 만든다. 저자는 45억 년 전 지구가 탄생하고 40억 년 전 생명체가 나타난 뒤 ‘소리’의 등장이야말로 생물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자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주장한다. 또 인간 고유의 것으로 알려진 음악에 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인간의 음악과 생물체의 소리가 차이가 없다고도 말한다. 음악이 질서 있고 반복적 요소를 이용해서 한 존재가 다른 존재와 소리로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음악은 인간이 등장하기 훨씬 전인 이미 3억년 전 곤충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소리와 관련해 이렇게 파격적인 주장을 다양한 과학적 근거와 연결해 독자들을 흡입력 있게 끌어들이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저자는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박사다. 두꺼운 분량에 다양한 과학 지식까지 버무려 있어 한
  • 정보라 ‘저주토끼’ 미국판,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정보라 ‘저주토끼’ 미국판,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안톤 허가 영어로 옮긴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저주토끼’ 미국판이 2023년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3일(현지시간) 전미도서재단은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저주토끼’와 필라르 킨타나의 ‘심연’(콜롬비아), 아스트리드 뢰머의 ‘여성의 광기에 관하여’(네덜란드), 스테니오 가르델의 ‘남아 있는 말들’(브라질), 다비드 디오프의 ‘돌아올 수 없는 문 너머’(프랑스)를 선정했다. ‘저주토끼’는 유일한 아시아권 작품이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전미도서상은 소설, 시, 논픽션, 번역문학, 청소년 문학 등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가린다. 수상작은 오는 11월 15일 발표한다.
  • 정보라 작가 ‘저주토끼’, 전미도서상 번역 문학 최종후보 올랐다

    정보라 작가 ‘저주토끼’, 전미도서상 번역 문학 최종후보 올랐다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 미국판이 2023년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번역 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국 소설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종 수상작은 오는 11월 15일 발표된다. 전미도서재단은 3일(현지시간) ‘저주토끼’의 영어판을 포함한 5개 작품을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 문학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저주토끼’는 이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권 작품이다. 재단 측은 작품에 대해 “부조리한 유머와 (때로는 문자 그대로의) 입질로 가부장제, 자본주의, 빅테크 시대를 맞이하는 초현실적이고 소름 끼치는 우화들”이라고 소개했다. 번역 부문 최종 후보에는 정 작가의 ‘저주토끼’ 외에 콜롬비아 작가 필라르 킨타나의 ‘심연’, 네덜란드 작가 아스트리드 뢰머의 ‘여성의 광기에 관하여’, 브라질 작가 스테니오 가르델의 ‘남아 있는 말들’, 프랑스 작가 다비드 디옵의 ‘돌아올 수 없는 문 너머’ 등이 이름을 올렸다. 번역가 안톤 허가 영어로 옮긴 ‘저주토끼’ 미국판은 미국의 아셰트 출판그룹 산하 알곤퀸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내셔널 북 재단이 운영하는 문학상인 전미도서상은 미국을 대표하는 가
  • “한 게 뭐가 있어 4·3을 벗어나려 하느냐”… 두번의 악몽끝에 쓴 ‘제주도우다’

    “한 게 뭐가 있어 4·3을 벗어나려 하느냐”… 두번의 악몽끝에 쓴 ‘제주도우다’

    # 신간 소설 ‘제주도우다’펴낸 현기영 작가에게 4·3을 듣다 “4·3을 벗어나려고 했는데 벗어날 수 없었어요. 악몽도 꿨다. 고문을 당하는데 보안사(기무사)에서 ‘순이삼촌’ 쓴 것 때문에 고문을 3일동안 당했었는데 그와 똑같은 고문을 당하는 악몽을 두번이나 꿨어요. 고문 주체가 보안사가 아니고 4.3영령들이었어요. 네가 4·3에서 뭐 한게 있어 4·3에서 벗어나려고 하냐며 고문했어요. 그때부터 4·3의 심방(원혼 달래주는, 진혼해주는 역할 무당)이 되려고 했어요. 원혼들이 저승에 가 있는 영혼, 영신들이 하는 말을 지상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무당 역할을 하기로 했어요.” # 4·3은 역사가 돼 본 적이 없다. 왜곡되고 부정되는 4·3은 제주의 역사이고 대한민국의 역사다 ‘순이삼촌’의 현기영(82) 작가가 긴 호흡으로 쓴 ‘제주도우다’라는 필생의 역작을 낸 후 추석을 일주일여 앞두고 지난달 21~22일 제주4·3평화기념관 1층 대강당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북토크쇼에 앞서 제주4·3연구소에서 잠깐 선생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그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이같이 전했다. 이날 선생은 팔순의 나이답지 않게 ‘나이만 조금 더 든’ 청년의 모습을
  • ‘먼나라 이웃나라’ 김영사 창립자 김강유 회장 별세

    ‘먼나라 이웃나라’ 김영사 창립자 김강유 회장 별세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제작한 출판사 김영사의 창립자 김강유(76) 회장이 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김영사 관계자는 “3~4일 전부터 지병이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했으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1947년 전남 고흥에서 출생한 김 회장은 성균관대 불어불문학과와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에는 형제인 경섭·충섭씨와 함께 출판사 김영사를 세웠다. 문학, 인문, 에세이 등 다양한 책들을 발간했으며 1989년 김우중 회장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가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며 출판계에서 입지를 굳혔다. 1989년부터 제자인 박은주 전 김영사 대표이사에게 경영권을 맡겼다. 박 전 대표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먼나라 이웃나라’ ‘정의란 무엇인가’ 등 베스트셀러를 양산해 회사의 몸집을 불렸다. 김 회장은 2014년 경영 일선에 복귀했으며 박 전 대표는 돌연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고인은 2022년 불교 수행 단체인 재단법인 여시관을 설립,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저서로는 ‘행복한 마음’ ‘행복한 공부’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강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 에세이로 먼저 만나는 가을…‘나로 살아가는 감각’ 일깨워봐요

    에세이로 먼저 만나는 가을…‘나로 살아가는 감각’ 일깨워봐요

    모처럼 맞은 긴 연휴, 읽어가는 여정만으로도 가을을 먼저 만끽할 수 있는 에세이들을 소개한다.‘나로 살아가는 감각’을 벼리게 하고, 황량한 시간이 성장의 시간임을 일깨워주고, 타인에게 스며드는 문학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산문집들이 두루 펴나왔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여행 아닌 여행기’(민음사)에서는 어느덧 등단 36년, 중견 작가가 된 그가 눈 밝게 알아본 일상 속 소소하지만 귀한 것들, 이를 견고히 품고 살아온 태도를 엿볼 수 있다. 47편의 글을 모은 산문집에 대해 작가는 “‘사람이 더 편견없이, 더 마음 편히, 그리고 더욱 사람답게 생명을 불태우며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세상을 떠날 때 후회가 없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골라낸” 글편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그는 ‘내 인생은 내가 이끌어가는 것’이라는 확실한 감각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설파한다. ‘오직 자신을 위해 조정하는 자기 인생. 그 과정에서 깨달은 온갖 것으로부터 나는 기운을 얻었다. 근육과 마찬가지, 마음도 매일 단련하면 강해진다. 사람에게 힘을 맡겨서는 안 된다. 힘은 합하는 것이지, 맡기는 게 아니다. 아무리 존경하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 출판사 창비 대표에 염종선씨

    출판사 창비 대표에 염종선씨

    출판사 창비는 염종선(56) 상무이사가 새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고 26일 밝혔다. 염 신임 사장은 1995년 창비의 전신인 창작과비평사에 편집자로 입사해 편집국장, 상무이사, 창비그룹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12년부터 10여년간 대표이사를 지낸 강일우 전 사장에 이어 오는 30일부터 창비를 이끈다.
  • 출판사 창비 새 대표이사에 염종선

    출판사 창비 새 대표이사에 염종선

    출판사 창비는 염종선(56) 상무이사가 새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고 26일 밝혔다. 염 신임 사장은 1995년 창비의 전신인 창작과비평사에 편집자로 입사해 편집국장, 상무이사, 창비그룹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12년부터 10여년간 대표이사를 지낸 강일우 전 사장에 이어 오는 30일부터 경영을 이끈다.
  • 모처럼 긴 연휴 책 읽어, 아니 ‘들어’볼까

    모처럼 긴 연휴 책 읽어, 아니 ‘들어’볼까

    최장 6일 동안의 추석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이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평소 못했던 일을 즐겨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을 위해 평소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을 추석 연휴 이동하면서 귀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오디오북 서비스 업체 월라가 추석을 맞아 귀성길이나 여행 등 오랜 시간 차에서 보내는 사람이나 혼자 추석을 보내야 하는 ‘혼추족’,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치유를 얻기 위한 사람 등을 위한 때와 장소에 걸맞은 오디오북을 추천했다. 연휴가 길기는 하지만 이동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지루함을 덜기 위해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으로 장편 소설들이 추천됐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조정래 대하 역사소설 ‘태백산맥’은 물론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역사소설 ‘옷소매 붉은 끝동’이 대표적이다. 온 가족이 모여 특별한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을 위해서는 심윤경 작가의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조창인 작가의 ‘가시고기’, 조예은 작가의 단편 미스터리 ‘크리스마스에 생긴 일’은 한가위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저런 이유로 추석을 혼자 보내는 ‘혼추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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