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인생 통해 엿본 인간 정약용의 모든 것
다산의 한평생/정규영 지음/송재소 역주/창비/289쪽/1만 7000원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대학자 정약용(1762~1836)은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다산(茶山) 외에 열수, 사암, 자하도인, 문암일인, 철마산초 등 여러 개의 호를 썼다. 그중에서도 가장 선호했던 것은 사암이다. 사암(俟菴)은 중용 29장에 나오는 내용에서 따온 것으로 “백세 뒤의 성인을 기다려 물어보더라도 의혹이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500권에 이르는 자신의 저술에 대한 당당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책은 다산의 고손자 정규영(丁奎英, 1872~1927)이 1921년 다산의 가계와 행적을 연월순으로 기록하고 대표 저술의 주제와 서문을 수록한 ‘사암선생연보’(俟菴先生年譜)를 완역한 것이다. 유년부터 서거할 때까지 다산의 행적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연보는 ‘자찬묘지명’ 이후 공백으로 남았던 15년이 정식으로 완성됐다는 의미를 지닌다. 출생부터 서거할 때까지 다산의 굴곡 많은 한평생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책은 방대한 다산 저술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다산 사상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일대기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정규영은 다산이 남긴 저술에 특히 주목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