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은 ‘인종’… 세뇌와 미신으로 만들었다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이 나쁘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종차별에 맞서야 한다고 우리는 주문한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한 종(種)이며 집단 사이에는 어떤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으며, 1950년에 이미 유네스코는 인종이 생물학적 실재가 아니라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생학 비판자이며 인종 간 차이에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는 과학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힘을 보탠 로버트 월드 서스먼이 별세하기 2년 전인 2014년 내놓은 ‘인종이라는 신화’에는 ‘인류를 현혹한 최악의 거짓말’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잘못된 믿음에 여전히 붙들려 있을까. 인종이 실재한다는 믿음, 그 믿음에 수반되는 편견과 혐오가 뿌리 깊게 박혀 세계관의 일부가 돼 버린 것은 아닌가. 지능, 성적인 행동, 출산율, 영유아 돌봄, 노동 윤리와 역량, 개인의 절제, 수명, 법 준수 성향, 공격성, 이타심, 경제 및 기업 행위, 가족의 응집, 심지어 뇌의 크기까지 인종과 관련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런 믿음 안에는 인종 간 우열도 존재한다. 스페인 종교재판, 식민 시대, 남북전쟁, 나치즘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라틴아메리카와 중동 난민들이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