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신’ 이끈 흑백 대첩…반상에 황금빛 피날레

두 ‘신’ 이끈 흑백 대첩…반상에 황금빛 피날레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3-10-04 00:11
수정 2023-10-04 00:1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바둑, 남자 단체전 中 제치고 13년 만에 우승

신진서·신민준 앞세운 韓대표팀
양딩신·커제 등 강호 꺾고 4-1 승
군 문제 풀린 신민준 “배로 기뻐”

여자 단체전 중국에 1-2 패해 銀

이미지 확대
세 부문서 금·은·동 하나씩 수집 ‘영예’
세 부문서 금·은·동 하나씩 수집 ‘영예’ 한국 바둑 남녀 대표팀이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치위안체스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바둑 남녀 단체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뒤 함께 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자 대표팀 변상일·이지현·박정환·신민준·신진서·김명훈, 여자 대표팀 오유진·김은지·최정·김채영.
항저우 연합뉴스
한국이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복귀한 바둑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을 노렸지만 여자 단체전에선 중국에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바둑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싹쓸이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선 금·은·동 각 1개씩 수집했다.

한국 바둑 남자 대표팀이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치위안체스홀에서 열린 대회 바둑 남자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을 4-1로 이겼다.

5대5 동시 대국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신진서·신민준·박정환 9단이 중국의 양딩신·커제·미위팅 9단을 꺾고 3승을 먼저 따내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변상일 9단이 리친청 9단에게 흑을 잡고 295수 만에 7집 반 차로 졌지만 한국 바둑의 ‘절대 1강’ 신진서가 양딩신을 240수 만의 백 불계승으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신민준은 커제를 상대로 인공지능(AI) 예상 승률이 10%를 밑도는 등 열세였으나 324수 만에 극적인 흑 반집 승을 거뒀다. 박정환도 미위팅에게 261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대국이 가장 늦게 끝난 김명훈 9단은 자오천위 9단에게 297수 만에 백 4집 반 승을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대표팀이 중국에 1-2로 패한 걸 되갚아 준 셈이다.

이날 여자 대표팀은 ‘바둑 여제’ 최정 9단이 리허 5단에게 203수 만에 백 불계패해 기세가 꺾였고, 앞서가던 김은지 7단도 거듭된 실착으로 우이밍 5단에게 275수 만에 역전패했다. 오유진 9단이 막판 투혼을 발휘해 위즈잉 7단을 상대로 319수 만에 흑 1집 반 승을 거둬 영패를 면했다.

남자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을 딴 신진서는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진서는 “개인전 우승이 더 영예로울 수도 있지만 기쁨을 함께할 수 있는 단체전 우승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쉬움도 있고 기쁨도 있지만 그래도 후련하다”고 말했다. 군 문제가 남아 있던 신민준은 “금메달을 딴 다른 선수보다 배로 더 기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2023-10-04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