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부상 진단서 제출”…의무 출전 규정은 완화키로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석권한 ‘대세’ 박성현(24)은 11월6일 팬텀 클래식을 마치고 시즌을 접었다.박성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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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이후 정규 투어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과 현대차 중국여자오픈과 이벤트 대회인 챔피언스트로피와 국가 대항전 더퀸즈 등 일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대회와 달리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불참은 문제가 됐다.
박성현은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에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반드시 참가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KLPGA 투어는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빠지면 상벌위원회에 넘겨 합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우승 상금 전액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린다.
‘합당한 사유’는 부상이나 질병, 결혼, 가족 애경사 등이다. 선수 본인의 훈련 일정 등은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상벌위원회를 개최한 KLPGA 투어는 박성현의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불참이 합당한 사유가 있다며 벌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
박성현은 상벌위원회에 허리를 다쳐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고 소명했다. 허리 부상을 입증하는 진단서도 제출했다.
상벌위원회는 박성현의 소명을 받아들였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상벌위원은 “선수가 몸이 아파서 대회에 나오지 못한다며 진단서까지 냈는데 징계를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상벌위원은 “해외에 진출하는 선수에게 장도를 빌어주지는 못할망정 벌금을 내라고 하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 방어전 의무 출전 규정은 KLPGA투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정당한 사유 없이 타이틀 방어전에 불참하면 약 1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도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나오지 않으면 벌금을 매긴다.
대회 개최 비용을 대는 대회 타이틀 스폰서는 디펜딩 챔피언의 출전을 강력하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벌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디펜딩 챔피언은 타이틀 방어전에 웬만하면 출전하는 게 예의라고 여긴다.
이보미(29)가 지난해 8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일정을 소화한 것도 타이틀 방어전을 빠질 수가 없어서였다.
KLPGA 투어에서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불참해 벌금을 낸 사례는 아직 한 번도 없었다.
KLPGA투어는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의 의무 출전 규정을 다소 완화할 방침이다.
규정은 존치하되 벌금을 현실화한다는 복안이다. 우승 상금 전액을 벌금으로 내라는 지금 규정은 너무 가혹하다 보니 오히려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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