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끝에 LPGA 입성 이정은 “한순간도 포기한 적 없었다”

3수 끝에 LPGA 입성 이정은 “한순간도 포기한 적 없었다”

입력 2016-12-14 10:13
수정 2016-12-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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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 생각 않아…10년 이상 LPGA투어에서 살아남겠다”

“골프채를 잡으면서부터 LPGA투어를 꿈꿔왔다.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

3차례 퀄리파잉스쿨을 치른 끝에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따내고 귀국한 이정은(28)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것저것 준비할 게 태산이라 지금은 기쁨보다 정신이 없다”면서도 “꿈을 이뤘으니 기분이야 날아갈 듯하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올해 10년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뛴 베테랑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동명이인 선수 이정은 6명 가운데 다섯 번째라 등록 이름 ‘이정은5’가 더 익숙하다.

218차례 정규 투어 대회에 출전해 5승을 올렸고 8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다.

170㎝의 키와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장타에 아이언샷이 빼어난 이정은은 5차례 우승 가운데 2승을 연장전에 따낼 만큼 배짱도 두둑하다. 통산 19억 원에 가까운 상금을 버는 등 한국 무대에서 자리를 잡은 이정은이 서른 살을 코앞에서 두고 외국 무대에 도전하는 것은 “오랜 꿈이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어릴 때부터 LPGA투어를 동경했다. 프로 선수가 된 뒤에도 주변에서 ‘넌 거기 가서 뛰어야 한다’고 다들 그랬다.”

이정은은 2014년부터 LPGA 투어 문을 두드렸다.

“한국에서 좀 더 잘 해보고 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늘 언젠가는 저기 LPGA투어에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은 한순간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투어 여건이 점점 좋아진 것도 도전이 늦어진 이유가 됐다.”

하지만 늦었다는 생각은 않는다.

“늦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하도 주변에서 그렇게 얘기하니까…지금은 그런가 싶기도 하다. 요즘은 어린 선수들 잘하긴 하지만 꼭 늦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정은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했다. 앞서 두 차례 퀄리파잉스쿨에서는 조건부 출전권을 받는 데 그쳤다.

“준비가 덜 됐던 게 원인이다. 내 스윙 그대로 가서 치렀어야 하는데 좀 더 나은 스윙을 갖추려고 스윙을 고치는 와중에 도전한 게 잘못이었다. 올해는 완성된 샷으로 퀄리파잉스쿨을 치렀기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이정은은 “한국에서 10년 뛰다 보니 다 아는 사람들이고 모든 게 편했지만 새로운 도전이 목말랐다”고 덧붙였다.

이정은은 1988년생이다. 뛰어난 선수가 많은 ‘용띠 군단’의 일원이다. 박인비, 신지애, 이보미, 김하늘 등이 동갑 친구들이다.

이정은은 “ 미국이나 일본이나 내 동갑 친구들이 잘하는 걸 보면 나는 왜 저렇게 못 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열심히 나도 저 친구들처럼 할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와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LPGA 투어에서 첫 시즌은 우선 적응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일단 투어카드 지키는 게 우선이다. 코스를 하나도 모르는데다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아서 힘들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다. 적응부터 하고 잘할 수 있을 때 잘하자는 생각이다.”

그러나 은근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국에서 하던 게 있지 않나. 올해 갑자기 자리가 났다고 헐레벌떡 월요일에 비행기 타고 가서 치른 대회가 두번인데 그래도 컷을 당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시즌 내내 뛰다 보면 금세 적응할 거다. 내가 적응력 하나는 끝내준다. 하하”

이정은은 “미국에서 경기하면서 비거리가 뒤진다든가 실력이 크게 모자란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면서 “내 장점을 잘 살린다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올해 이정은은 조건부 출전권으로 2차례 LPGA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이 때문에 그는 내년 시즌에 신인 신분이 아니다. 신인왕 자격이 없는 것이다.

이정은은 “처음엔 신인왕에도 도전할 수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서운하지만 다른 목표에 집중하겠다”고 웃어넘겼다.

이정은은 일단 ‘적응’을 목표로 삼았지만, 더 큰 목표는 LPGA 투어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딱 10년만 뛰겠다는 게 아니라 10년 이상도 바라보고 있다. 관리만 잘 한다면 10년 이상도 가능하다고 본다. 늦은만큼 오래 해야지 않겠나.”

이정은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1월초에는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1월27일 시작하는 개막전부터 나갈 수 있는 대회는 가능하면 다 치러본다는 복안이다.

이정은은 이달 말로 타이틀 스폰서 교촌F&B, 그리고 용품, 의류 계약이 모두 만료된다.

계약을 새로 해야 하기에 할 일이 많다.

이정은은 “정신이 하나도 없고 걱정도 많지만 기대가 된다”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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