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애. KLPGA 제공
서른여덟 살에 얻은 무남독녀 안신애를 정상급 골프 선수로 키우려고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한 사실은 투어 안팎에서 널리 알려졌다.
대회 때마다 안신애 옆에는 늘 아버지 안 씨가 있었다.
하지만 안 씨는 지금까지 딸이 우승하는 모습을 한 번도 현장에서 본 적이 없다.
KLPGA 투어에서 3차례 우승을 거뒀을 때마다 공교롭게도 현장에 없었다. 때마침 다른 일이 있어서 대회장에 오지 못했다.
안 씨는 지난 3월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5월에 수술을 받았다. 체중이 20㎏이나 빠진 안 씨는 올해는 아예 한차례도 딸의 경기를 지켜보지 못했다.
1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BMW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안신애는 5언더파 67타를 쳐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안신애는 “아빠가 올해 처음 경기장에 나오셨다”면서 “모처럼 효도를 해드린 기분”이라며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그동안 항암 치료와 재활을 해온 안효중 씨는 건강이 호전돼 올해 들어 처음 딸 경기를 보러 나왔다.
안신애는 “남은 사흘 동안 잘해서 난생처음 아빠가 보시는 앞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외모 가꾸느라 연습을 게을리한다는 건 오해다. 천재가 아닌데 연습을 소홀히 하면서 8년 동안 투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라는 안신애는 “전지훈련 때부터 샷 감각이 좋아 기대치가 높았지만 시즌 초반에 주로 악천후 때 티타임을 만나면서 샷이 흐트러졌다”고 말했다.
안신애는 “오늘은 바람이 잠잠한 오전에 경기를 한 덕을 봤다. 샷 감각이 좋아 버디 기회가 많았다”면서 “내일은 오후 티오프라 방어적으로 치면서 버디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전략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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