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민스 PGA 챔피언십 4R
생애 첫 메이저·대회 최연소 V리디아 고 최연소 3연패 저지
박인비 뛰어넘어 랭킹 2위로
캐나다 여자골프의 신성 브룩 헨더슨(19)이 5개월가량 언니인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의 3연속 메이저 봉우리 등정길을 막아섰다.
헨더슨은 13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사할리 골프클럽(파71·6624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로 6타를 줄여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리디아 고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내 우승했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보태 투어 통산 2승째. 상금은 52만 5000달러(약 6억 1500만원)다. 1997년 4월 24일생인 리디아 고보다 생일이 5개월가량 늦은 1997년 9월 10일생인 헨더슨은 만 18세 9개월 2일의 나이로 우승, 이 대회 역대 최연소 챔피언으로도 기록됐다.
반면 갖가지 최연소 기록을 써나가던 리디아 고는 지난해 9월 에비앙 챔피언십, 올해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어 최연소 메이저 3연속 우승에 실패했고 ‘연장불패’ 신화마저 깨졌다. 이전까지 세 차례 연장에서 모두 이겼지만 이날 처음으로 졌다.
승부처는 11번홀(파5) 그린 언저리. 리디아 고에게 2타 뒤진 공동 4위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헨더슨은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11번홀 두 번째 샷이 조금 짧아 그린에 못 미쳤지만 약 30m를 남기고 퍼터로 굴린 공이 그대로 홀 속으로 들어가 이글을 잡아냈다. 한 조 늦게 뒤따라온 리디아 고 역시 이 홀까지 4타를 줄여 격차는 여전히 2타 차였지만 이후 헨더슨은 상승세에 더욱 박차를 가해 13번(파4),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더 뽑아냈고 리디아 고는 남은 7개홀을 파세이브에 그쳐 결국 연장으로 끌려 들어갔다.
연장전에서 헨더슨의 칼날 같은 아이언샷이 불을 뿜었다. 먼저 친 리디아 고가 두 번째 샷을 홀 4m에 붙여 갤러리의 박수를 받았지만, 헨더슨은 보란 듯이 두 번째 샷을 깃대에서 50㎝ 남짓한 곳에 붙였다. 리디아 고의 버디 퍼트가 홀 왼쪽을 살짝 비켜 간 뒤 헨더슨은 여유 있게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다.
헨더슨은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8.83점을 받아 컷 탈락한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끌어내리고 지난주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헨더슨은 “1라운드 13번홀 홀인원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는 기꺼이 캐디를 맡아 준 언니에게 줄 것”이라면서 “올해 여름이 기다려진다. 남은 3개의 메이저 트로피에 내 이름을 새기고 싶다”고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6-06-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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