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채리티오픈서,7년만에 노 보기 우승
우승 트로피 든 배선우
29일 경기 이천 휘닉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배선우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KLPGA 제공
배선우는 29일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파72·6천45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로 최종 합계 20언더파 196타로 정상에 올랐다.
배선우는 이날 18번홀 그린에서 챔피언 퍼트를 마친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 포옹에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배선우는 여러 차례 우승기회가 있었으나 우승 문턱을 넘지못했다. 지난해에는 준우승 3차례와 3위 세 차례로 우승 문턱 앞에서 넘어지곤 했다.
배선우는 우승소감으로 “그동안 준우승을 통해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면서 “이번 대회는 샷이나 퍼팅이 모두 자신감이 넘쳤기에 좋을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KLPGA 투어 18홀 최소타에 1타 뒤지는 10언더파 62타를 뿜어내며 코스 레코드를 갈아치운 배선우는 2라운드에서도 36홀 최소타에 1타 뒤진 130타를 치더니 이날 6타를 더 줄여 54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54홀 최소타는 2013년 MBN·김영주골프 여자오픈 때 김하늘(28·하이트진로)이 세운 197타였다.
배선우는 또 단 한개의 보기도 없이 3라운드를 마쳐 2008년 우리투자증권 클래식 우승자 신지애(28) 이후 7년 만에 노보기 우승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올해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기록을 남겼다. 가장 최근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작년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박성현(23·넵스)가 세운 바 있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매 라운드 단독선두를 달린 끝에 우승하는 것으로 한 시즌에 한두 번 밖에 니오지 않는 진기록이다.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배선우는 티오프에 앞서 “어젯밤에 꿈도 안 꾸고 푹 잤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를 앞둔 긴장감은 없었다.
경기도 술술 풀렸다. 따라붙는 추격자가 없어 생애 첫 우승을 앞둔 선수가 사로잡히기 일쑤인 압박감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절친한 친구 장수연과 동반 라운드도 마음이 편했다. 지난해까지 우승 문턱에서 넘어지는 같은 아픔을 나눈 장수연은 “너도 할 수 있다”고 배선우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곤 했다.
배선우는 1번홀(파4)을 버디로 장식했다. 챔피언조 3명 가운데 혼자 버디를 잡아냈다. 배선우는 “1번홀 버디로 긴장감이 많이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진 배선우는 5번홀(파5), 6번홀(파5)에서 버디를 챙겼다. 2타이던 2위 그룹과 차이는 4타로 벌어졌다.
9번홀(파4)에서 5m 버디를 잡아내자 5타차 단독 선두가 됐다. 사실상 우승을 굳힌 버디였다.
우승 상금 1억 2000만원을 받은 배선우는 상금랭킹 10위 이내로 진입했다.
배선우는 “그동안 첫 우승이 목표였는데 이제는 시즌 3승을 목표로 잡겠다”면서 “지난해에 큰 아픔을 겪은 한화금융클래식과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선우의 우승으로 올해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한 선수는 조정민(22·문영그룹), 장수연(22), 김해림(27·이상 롯데)에 이어 4명으로 늘었다.
중반 이후 우승 경쟁보다 더 가열된 준우승 각축전에서 챔피언조 앞에서 경기를 치른 이민영이 승자가 됐다. 이민영은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내 준우승 상금 6천900만원을 거머쥐었다. 배선우에 3타차 3위로 챔피언조에 편성돼 역전 우승을 노리던 장수연은 2언더파 70타를 쳐 3위(13언더파 203타)에 올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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