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고원 바람에 혼쭐난 ‘달랏 챔피언십’

베트남 고원 바람에 혼쭐난 ‘달랏 챔피언십’

최병규 기자
입력 2016-03-25 23:02
수정 2016-03-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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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화·오지현 1라운드 공동 선두… 김보경 “남은 이틀 변수는 강한 바람”

“뒤바람 때문에 두 클럽이나 덜 잡았네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우승자이자 투어 12년 차의 베테랑 김보경(31·요진건설)이 베트남 고원에 불어닥친 세찬 바람을 뚫고 통산 5승째의 발판을 마련했다.

25일 베트남 달랏의 달랏 at 1200 컨트리클럽(파72·6665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더 달랏 at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 여자 골프선수로는 ‘환갑’이라는 서른 줄을 훌쩍 넘긴 김보경은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오후 들어 대회 코스 주변 삼면의 산자락을 방향을 종잡을 수 없이 할퀴는 심술궂은 바람 탓에 108명 중 단 7명만 언더파를 기록한 가운데 김보경은 공동선두 장수화(27·대방건설), 오지현(20·KB금융그룹)보다 1타 뒤진 3위에 포진해 투어 통산 5번째 정상을 밟을 기회를 맞았다.

대회 코스가 해발 1200m의 고지에 자리잡은 터라 비거리에서 이점을 누리는 대신 거리 조절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는 게 당초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엉뚱하게 다른 변수가 생겼다. 김보경은 “고지대라 확실히 공이 더 멀리 나가더라”면서 “앞바람보다는 뒤바람이 샷 거리에 더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현지 음식 조절에 실패해 전날 시내 병원에서 링거까지 맞고 출전한 김보경은 “짧은 파4홀인 15번홀에서 뒤바람이 심하게 불어 100m 남은 두 번째 샷을 평소의 피칭웨지보다 짧은 52도로 쳤는데 그린을 훌쩍 넘어가더라”면서 “남은 이틀 동안 변수는 베트남 고원에 불어대는 바람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달랏(베트남)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6-03-2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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