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즐비한 PGA서도 6회뿐
“아버지가 ‘들어갔다’ 소리쳐 알아”홀컵 향해 큰절… 그린 위 웃음꽃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차’ 장하나(24·비씨카드)가 여자 투어 사상 처음으로 파4홀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장타자들이 즐비한 남자 프로대회에서도 단 6차례밖에 없는 대기록이다.
장하나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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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하는 장하나
장하나가 31일 바하마 파라다이스의 오션클럽골프코스에서 열린 바하마 클래식 3라운드 8번홀(파4)에서 홀인원을 한 뒤 홀 앞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파4홀에서 홀인원이 나온 것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처음이다.
LPGA 홈페이지 캡처
LPGA 홈페이지 캡처
장하나는 파밸류가 ‘4’로 짧게 세팅된 이 홀에서 3번 우드로 티샷을 날렸고, 볼은 그린 경계선에 떨어진 뒤 약 2m를 데굴데굴 굴러 지름 10.8㎝ 홀컵에 쏙 들어갔다. 평소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날은 행운까지 겹쳤다. 장하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소 바람을 타고 날아갔는데 정말 멋진 샷이었다”며 “볼을 끝까지 보지 못했는데 아버지가 ‘들어갔다’고 소리쳐서 알았다”고 말했다.
통상 파5홀에서 앨버트로스를 할 확률은 200만분의1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파4홀에서 확률은 전례가 거의 없어 585만분의1로 추산될 뿐이다. 이는 길을 가다가 번개에 맞을 확률 100만분의1보다 낮고, 45개 번호 가운데 6개를 전부 맞출 로또 1등 당첨 확률 814만분의1에 버금가는 것이다.
바닷가 바로 옆에 세팅된 8번홀 그린에 올라가 볼이 홀 안에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홀컵을 향해 큰절을 올려 동반자 노무라 하루(일본) 등의 박수를 받은 장하나는 LPG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홀인원이 통산 여섯 번째이며 타수 기준으로는 두 번째 앨버트로스”라고 덧붙였다.
이 홀에서 무려 3타를 줄인 장하나가 중간 합계 7언더파 212타로 공동 13위로 올라선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은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공동 3위(11언더파 208타)에 올라 최종일 역전승을 바라보게 됐다. 김효주(21·롯데)도 18번홀을 이글로 장식해 김세영과 동타를 이루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7번홀까지 버디 4개, 보기 1개를 적어 낸 김효주는 18번홀 그린 앞에서 친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한 홀에서 2타를 줄였다.
지난 시즌 한국 선수에게 밀려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11언더파 공동 3위에, 이일희(28·볼빅)는 공동 6위(10언더파 209타), 박희영은 8위(9언더파 210타)에 포진해 역전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6-02-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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