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기로 골프황제 우즈, 쓸쓸한 마흔살 생일

은퇴 기로 골프황제 우즈, 쓸쓸한 마흔살 생일

입력 2015-12-28 15:06
수정 2015-12-28 15: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몸상태는 겨우 걷는 수준”…“최고 기량 아니면 대회 출전 않겠다”

권훈 기자= 폐위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오는 30일(이하 미국시간) 마흔번째 생일상을 받는다.

타이거 우즈 ⓒ AFPBBNews=News1
타이거 우즈
ⓒ AFPBBNews=News1
‘갈팡지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된다’는 불혹의 나이가 되었지만 마흔살이 된 우즈의 마음은 찹착하기만 하다.

우즈는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몸상태가 골프를 할 수 있게 되면 경기에 나가겠지만 만약 몸 상태가 골프를 할 수 없다면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이다. 지난 8월부터 대회 출전 중단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몸 상태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겨우 걷는 수준이다. 골프채를 휘두르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우즈는 “투어에서 우승을 다투는 수준의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다른 쪽 일을 알아보겠다”면서 “거기서는 내가 최고 수준이 아니라도 개의치 않겠다”고 덧붙였다.

딸 샘(8)이나 아들 찰리(6)에게 ‘축구 스타 (라이오넬) 메시가 될래, 아빠처럼 골프 선수가 될래?“라고 물어보자 둘 다 ”메시가 되겠다“고 답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딸과 아들이 메시를 선택한 이유는 ’골프 선수 우즈‘는 지금 대회에 뛰지 않지만 메시는 현재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2일 자신이 주최하는 이벤트성 대회 히어로월드챌린지를 앞두고 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은퇴 가능성을 언급한 우즈는 이제 은퇴하는 쪽으로 서서히 무게를 옮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우즈는 앞서 지난 23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5년후나 10년후나 나는 여전히 경기에 나설 것이고 투어 대회는 물론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을 다툴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썼지만 ’희망 사항‘을 적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우즈의 시대가 끝났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모은 분위기다.

조던 스피스(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구축한 트로이카 체제가 워낙 공고해져 우즈가 끼어들 여지는 한층 좁아졌다.

우즈의 전성기 시절 기량으로도 한층 두터워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층에서 압도적인 우승은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즈 자신도 더는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18승) 경신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잭 니클라우스보다 PGA투어 통산 우승 회수가 더 많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업적을 이뤘고 이만하면 좋은 성과를 쌓았다고 자부한다“고 그는 말했다.

언론도 우즈의 업적을 되짚어보는 특집 기사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위대한 골프 선수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뜻이다.

영국 일간신문 데일리메일은 ”마흔살이 되는 우즈는 겨우 걷는 정도로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비관적인 제목 아래 ”우즈의 전성기는 어떤 선수보다 뛰어났다“는 기사를 실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제 마흔살이 되는 우즈는 대부분 스포츠 스타들이 그랬듯이 선수 경력의 종착점을 마주했다“고 썼다.

투어 선수 출신 심리학자 수 샙코트와 애리조나주립대 심리학과 제니퍼 허스먼 교수는 골프다이제스트 공동 기고문에서 ”우즈는 위대한 골프 선수로서의 자신과 작별하고 뭐가 됐던 미래의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즈의 오랜 친구 마크 오메라가 ”마흔살이 되는 우즈가 성취하고 이겨낸 것은 어떤 다른 사람이 해내지 못한 경지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즈는 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4승을 포함해 통산 79승을 올렸고 무려 623주 동안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또 142개 대회 연속 컷 통과라는 누구도 깨기 힘든 대기록을 세웠다.

이런 선수였기에 우즈가 이대로 영영 필드를 떠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도 있다.

우즈 이전에 가장 위대한 골프 선수로 꼽히는 니클라우스를 포함해 상당수 ’전설급' 선수들은 마흔살이 넘어서도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니클라우스는 마흔살이 넘어서도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5승을 거뒀고 스니드는 40세 이후 무려 18승을 보탰다.

벤 호건은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6승을 마흔살이 넘어서 올렸고 아놀드 파머도 통산 62승 가운데 8승은 마흔살 이후에 따냈다.

우즈와 한때 세걔랭킹 1위를 다툰 비제이 싱(피지)은 마흔살 이전에는 12승에 그쳤지만 마흔살이 넘은 뒤에 22승을 올렸다.

하지만 마흔살 우즈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는 이제 아무도 모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출산'은 곧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가
모델 문가비가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를 낳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많은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결혼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산’은 바로 ‘결혼’으로 이어져야한다는 공식에 대한 갑론을박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출산’은 곧 ‘결혼’이며 가정이 구성되어야 한다.
‘출산’이 꼭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