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받는 저항 줄여주는 홈… 개수보다 대칭·면적이 관건
골프공을 더 멀리 날게 하는 딤플은 적으면 탈이지만 많아도 독이 된다.초기 골프공은 ‘구타페르카’(열대식물의 수액에 포함된 천연수지)로 만든 딤플이 없는 매끄러운 형태였다. 그러나 우연히 표면에 흠집이 난 공이 더 멀리 날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곰보 모양의 딤플이 탄생하게 됐다. 골프공의 역사는 곧 딤플의 역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골프공의 딤플 개수는 400개 안팎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개수가 1000개를 넘는 공도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무작정 딤플이 많다고 좋은 공일까. 딤플의 개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딤플이 공 표면의 전체 면적 가운데 얼마를 차지하느냐(커버리지), 그리고 대칭축(접합선)을 기준으로 양쪽이 똑같은 모양의 디자인(패턴)을 갖고 있느냐 여부다.
딤플을 아무렇게나 채워 넣게 되면 골프공이 비행할 때 접합면을 기준으로 좌우 또는 상하에 영향을 줘 다른 공기의 간섭 또는 저항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공의 탄도 역시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딤플 커버리지가 높고 골프공의 대칭축을 중심으로 접합면 양쪽이 똑같은 패턴을 갖게 되면 비거리와 방향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충족시키게 된다.
이 둘을 만족시키는 게 골프공 제조 공정의 기술이다. 딤플 커버리지가 늘어나면 축은 줄어들고, 반대로 축이 늘어나면 커버리지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딤플의 개수나 크기를 정하고 최적화된 패턴을 디자인하는 건 물론 코어를 둘러싸는 2~5겹의 커버를 입히는 과정에서 비대칭적인 공간이 생기는 것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게 골프공 제조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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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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