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새 1.7배 늘어 2억원 훌쩍 넘길 듯
올해 프레지던츠컵에서는 기부금이 얼마나 될까. 프레지던츠컵은 세계 골프 톱 랭커들이 출전하지만 초청료나 상금이 전혀 없다. 대회 때마다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아 자선 단체에 기부를 한다.이 대회 세 차례(2003년, 2007년, 2011년) 출전한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 최경주(45·SK텔레콤)는 8일 “글로벌 파트너 등의 후원금과 대회 수익금의 일부를 선수들에게 나눠 줘 각자가 지정하는 자선단체나 골프 관련 프로젝트에 기부하도록 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참가한 2003년 남아공 대회 당시 12만 5000달러를 받았다. 그 중 10만 달러는 선수 이름으로 기부하고 2만 5000달러는 개인 비용으로 쓰라고 지급받았다”면서 “그 밖에 옷 다섯 벌과 가방, 모자 등 대회 출전에 필요한 모든 용품은 물론이고 숙소와 셔틀버스, 전세기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됐다”고 말했다.
첫 대회인 1994년 75만 달러에 불과했던 기부금이 전 대회인 2013년에는 500만 달러로 늘었다. 선수단 1인당 17만 5000달러(약 1억 8000만원·28명)를 기부한 셈이다. 12년 전 최경주가 기부한 금액보다 1.7배가 넘는 액수다. 올해는 두 팀 선수단이 32명(팀당 선수 12명·단장·부단장 3명)으로 늘어나면서 기부금 규모도 불어날 전 전망이다. 최근 환율로 계산하면 1인당 2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기부 천사’는 필 미컬슨
대표적인 ‘기부 천사’는 프레지던츠컵 ‘단골손님’ 필 미컬슨(45·미국)이다. 그는 유방암에 걸린 아내 에이미와 함께 2004년 어려운 가정과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필&에이미 미컬슨 재단’을 설립했다. 또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100달러를, 이글을 잡을 때마다 500달러씩 자선단체인 ‘버디스 포 더 브레이브’(Birdies for the Brave)에 기부해 왔다. 미컬슨은 “프레지던츠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자선 기부를 통해 우정을 쌓는 대회”라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5-10-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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