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공정상 100% 일직선으로 곧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
그렇지 않다면 정말 마음에 드는 골프채여서 단골 용품점에서 동일한 브랜드에 동일한 스펙의 골프채를 냅다 구입할 일이다. 그런데 거금을 들여가며 산 드라이버가 분명히 쳐 봤던 그때 그것이었는데도 손에 잡히는 느낌부터 타구의 소리, 날아가는 궤적까지 전혀 맞지 않는다면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 있다. 이유는 드라이버의 헤드나 샤프트가 동일 브랜드의 같은 모델이라도 제조 과정상 100% 닮은 제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고 자세히 확대해 보아야 하겠지만, 샤프트의 경우 곧기가 똑바르고 꼿꼿한 샤프트는 거의 없다. 공정상 100% 일직선으로 만드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
팁(헤드가 맞닿는 부분)이 오른쪽으로 휜 샤프트를 장착했다면 슬라이스가 나게 되고, 왼쪽으로 휘었다면 훅이 날 가능성이 있다. 또 여러 각도의 방향에서 여러 겹으로 원단을 감싼 샤프트 각 부분의 강도 또한 들쭉날쭉해 레귤러(R) 강도의 샤프트라 해도 만져 보면 훨씬 딱딱할 수도 혹은 훨씬 부드러울 수도 있다.
수만 가지 중 하나인 A골프채의 샤프트 강도를 측정한 그래프(그림)를 보면 팁 부분에 3파운드의 무게추를 올려놓고 45도 방향으로 돌리면서 측정한 각 부분의 강도가 당초 설계한 검정색 선과 실제 제품이 완성된 뒤 보이는 실제 강도(빨간색)와의 편차가 상당 부분 나타나는 걸 볼 수 있다.
우리 스윙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 다운 스윙할 때 샤프트 휨의 정도가 일정치 않게 되고 그만큼 정확하게 스윗 스폿에 공을 맞히기가 어려워진다. 거리와 방향이 일정치 못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골프채는 거의 전부 이렇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골프채를 선별해 구매할 수 있을까? 불행히도 없다. 운 좋게 자기 몸에 맞는 골프채를 만나는 길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가까운 피팅센터에 가서 자신의 몸에 맞게 골프채를 맞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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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신재호 한국클리블랜드 ㈜ 대표이사
2015-04-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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